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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업 · 봉사 · 문화교육 병행…RC<Residential college> 가 대학 패러다임 바꿀 것”
취임 100일‘ 제2의 창학’꿈꾸는 정갑영 연세대 총장
美 아이비리그 대학이 롤 모델
내년 신입생대상 한 학기 진행
전인교육 통해 사회인재 양성



“아직 100일이라고요? 100일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정갑영(61ㆍ사진) 연세대 총장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기자 인사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연세대가 23년 만에 총장직선제를 폐지한 뒤 선임된 첫 총장으로, 지난 2월 7일 제1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정 총장 부임 이후 100일간 연세대에는 전례없는 굵직한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RC(Residential college)’다. 그는 총장 후보자 시절부터 RC 도입을 강조했고, 부임과 동시에 이를 실행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RC는 학생이 교수와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학업, 봉사활동, 문화체험 등 다양한 교육을 받는 신개념 교육시스템이다.

현재 의예과, 글로벌융합공학부 학생 600여명이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시범적으로 RC 교육을 받고 있다. 2013년부터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진행된다. 2014년에는 신입생 전체가 1년 동안 국제캠퍼스에 머물게 된다.

개혁에는 반발이 따른다. 정 총장에게도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RC 도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항의 집회를 여느 등 게세게 반발했다. 정 총장은 즉각 학생 설득작업에 나섰다.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설득작업 역시 자신의 몫이라 여긴 때문이었다.

그는 “학생도 RC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었다. 기본적인 명제는 일치했다. 다만 기숙사와 식당 부족 등의 문제가 있으니 좀더 천천히 도입하자는 입장이었다. 학생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귀를 열어놓고 마음을 통할 수 있다면 어떠한 파고도 넘을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이 그에게서 묻어나왔다.

연세대가 지향하는 RC의 롤모델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이다.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대처럼 4년 내내 모든 학생을 기숙사에 머물게 하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하므로 1~2학년에만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방식으로 변형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수는 학생과 함께 기숙사에 머물며 24시간 교육시스템을 이어간다. 교무위원급의 ‘레지덴셜마스터’가 학생과 함께 생활하며 강의 이외 시간에도 다양한 교육 및 봉사활동, 문화체험 등을 이어간다.

정 총장은 “얼마전 사립대학총장협의회 자리에서도 RC가 단연 화제였다. 다른 대학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세대가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RC는 한국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RC는 학업뿐만 아니라 전인교육, 문화ㆍ예술교육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 강화는 올해부터 새로 시행된 연세대의 장학정책에서도 강조되는 부분이다. 연세대는 기초생계대상자 입학생에게 4년 전액 장학금을 주고 올해부터 한 학기에 60여만원의 생활비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장학정책을 선보였다. 차상위계층의 경우는 생활비는 없지만 4년 내내 전액 장학금을 제공한다.

정 총장은 “경제학에서는 인적자본과 물적자본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제는 제3의 자본, 즉 사회적 자본이 더 중요한 시대다. 사회적 자본의 밑바탕은 신뢰와 믿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학교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수진 기자>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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