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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은 여성의 굴곡만을 사랑한다” 성차별 통렬 비판
칸영화제 화려한 팡파르
르 몽드에 佛여성영화인 서신
초청작 22편 모두 남성감독 작품
섹스심볼 먼로가 포스터 장식
“칸에서 여성은 어디에” 서명운동

키아로스타미 등 거장들 귀환
‘트와일라잇’ 여주인공 스튜어트
파격적 연기변신도 화제


“남자들은 여자들의 심연을 사랑한다. 오로지 노출된 가슴의 깊은 굴곡을 말이다.”

지난 12일 프랑스의 유력 일간 ‘르 몽드’에는 16일 개막을 앞둔 제 65회 칸국제영화제를 통렬히 비판하는 여성 영화인들의 서신이 실렸다.

영화 ‘베즈 무아’의 감독 비르지니에 데스펜테스와 제작자 콜린 세로, 여배우 파니 코통콘 등의 이름으로 발표된 성명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22편은 기껍게도 모두 남성 감독 작품”이라며 “ (여성이라곤) 미국 영화사의 섹스 심벌인 메릴린 먼로가 포스터를 장식하고 재능 있는 여배우( ‘아티스트’의 베레니스 베조)는 개막식 사회자로 등장할 뿐”이라고 날선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어린 소녀들이 훗날 ‘멋진 왕자님 팔에 매달리기보다는 영화를 만들어 저 궁전(팔레 드 페스티벌: 칸영화제의 본부)의 계단을 올랐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하도록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르 몽드의 보도 후 여성운동단체인 라 바브(La barbeㆍ턱수염)가 주관한 지지서명에는 하루 만에 1000명의 프랑스 여성 영화인이 동참했다. 또 프랑스의 최고 여성잡지인 ‘갈라’ ‘엘르’ ‘오 페미닌’ 등은 “크로아제트의 성차별주의” “올해 칸에서 여성들은 어디에?”라는 공격적인 제목을 달아 인터넷 홈페이지를 서명 사이트에 링크시켰다. 라 바브의 회원들은 영화제 개최 기간에 축제를 상징하는 칸의 대로인 ‘크로아제트’에서 항의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성차별 논란이 격화되자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답신을 통해 “시민으로서 페미니스트 운동을 지지하지만 전문가로서 나는 작품의 수준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초청작을 선정했다”며 “여성 감독의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칸국제영화제는 지난해 경쟁부문에 여성 감독의 작품을 역대 최다인 4편이나 초청했으나 64년 역사 속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단 한 번만 여성 감독(1995년 제인 캠피온 ‘피아노’)에게 안길 정도로 남성 중심적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귀족적인 영화 행사로 꼽히고, 성과 정치 영역에서 가장 화끈한 이슈와 작품을 선보여온 프랑스 칸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논란 속에 개막을 앞두고 있다. 16일 개막해 27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특히 한국영화 2편이 한꺼번에 황금종려상을 노리게 돼 국내 영화계에서 쏠리는 관심도 뜨겁다.

남성 감독의 작품들로만 채운 올해 경쟁부문의 면면을 보면 칸이 사랑하는 거장들의 귀환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아무르’의 미카엘 하네케, ‘디 엔젤스 쉐어’의 켄 로치, ‘비욘드 더 힐스’의 크리스티안 문주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이미 황금종려상 수상 경력이 있는 감독들이다. 프랑스의 거장인 알랭 레네와 레오 카락스 등도 자국에서 열리는 잔칫상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개막작 ‘문라이즈 킹덤’의 웨스 앤더슨을 비롯해 데이빗 크로넨버그, 앤드루 도미니크, 월터 셀러스, 존 힐코트, 제프 니콜스 등 영미권이나 캐나다, 남미 작가 감독들도 쟁쟁하다. 

미국 영화사의 섹스 심벌인 메릴린 먼로가 65회 칸국제영화제 포스터를 장식했다.

레드카펫이 기다리고 있는 스타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지만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청춘스타들이 가장 눈길을 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온 더 로드’에 출연해 파격적인 누드 및 정사신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 영화제에서 염문설에 휩싸였던 전작의 동료배우 로버트 패틴슨과 조우하게 된다. 로버트 패틴슨은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작품 ‘코스모폴리스’에서 월스트리트의 젊은 부호 역할을 맡았다. 경쟁부문 초청작인 리 대니얼스 감독의 ‘페이퍼보이’ 주연 잭 애프론이나 ‘온 더 로드’의 커스틴 던스트 등도 칸의 젊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스타들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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