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기자]미국계 생명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퇴직연금사업을 포기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퇴직연금 영업을 전면 중단할 경우 금융권내 첫 퇴직연금사업 포기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이란 매월 일정액의 퇴직적립금을 외부의 금융기관에 위탁, 관리 운용토록 해 퇴직 시 연금으로 받는 제도로, 기업이 도산해도 근로자의 퇴직급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16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퇴직연금팀을 전면 폐지했다. 대신 해당 업무를 기존에 구축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테스크포스팀으로 이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퇴직연금사업이 B2B사업에 가까워 여타 금융회사들이 사업본부 등 타 조직에 비해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사실상 포기했다는게 중론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일부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서 경쟁에 밀려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해당부서의 규모를 본부에서 팀 등 축소한 경우는 종종 있으나, 해당 부서를 아예 폐지한 사례는 없었다”며 “이는 사업을 포기했다고 볼수 밖엔 없다”고 말했다.
이 처럼 메트라이프생명이 퇴직연금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금리 등 시장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반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부대비용 등으로 날로 역마진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자산운용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 실패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호영 메트라이프생명 마케팅총괄 전무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퇴직연금팀을 폐지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사업을 포기했다는 것은 너무 이른 판단”이라며 “다만 신규시장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기존 계약만 유지, 관리하는 정도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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