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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사회 돕는 게 회사 위하는 길”
나눔 앞장 구자신 쿠쿠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미혼모·이주여성 가족에 생활가전 전달
쿠쿠 최대 고객 여성감동으로 사회기여


베트남 여성 A 씨는 낯선 한국 땅으로 시집을 왔다. 그런데 남편이 뜻하지 않게 세상을 뜨고 시어머니와 장애인인 시누이를 부양해야 했다. 이런 A 씨의 소식을 들은 구자신(71·사진) 쿠쿠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작은 도움이 되고자 전기압력밥솥을 전달했다. 며칠 후 ‘냄비에 밥을 하다 보니 밥이 항상 식고 굳었는데 쿠쿠 전기밥솥에 밥을 하니 항상 따뜻하고 맛있네요’ 라며 고마움을 표현한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편지를 받고 ‘품질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창업 신조를 지킨 것 같아 가슴 뿌듯했습니다.” 구 이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감회에 젖었다.

쿠쿠사회복지재단은 쿠쿠홈시스(주)의 창업자 구자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2007년 설립했다. 부산ㆍ경남 지역 제조업체가 세운 첫 사회복지재단이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업 구성원이 직접 지역사회를 위한 공익 활동에 참여하는 것 역시 고객감동 경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구 이사장이 밝힌 재단 설립의 배경이다. 


재단은 최근 한국여성재단을 통해 가정 폭력 피해여성ㆍ모자가정ㆍ미혼모 보호시설, 여성 장애인 시설, 이주여성 쉼터 등 도움이 필요한 여성 시설 200곳에 생활가전을 전달했다. ‘쿠쿠 레인보우’ 캠페인을 통해 서울 지구촌학교, 부산 아시아공동체학교의 다문화교육프로그램, 미술치료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이 유독 여성과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에 대해 “여성이 쿠쿠의 고객층이고 쿠쿠의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 역시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사회의 모든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과, 그 어머니를 돕는 것이 사회 안에서 성장한 쿠쿠를 돕는 길”이라는 믿음이다.

한때 정치인의 꿈을 꿨다. 그러나 현실 정치판은 그에게 절망만 안겨줬다. 구 회장은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자’는 초심을 사업으로 이루겠다고 결심하고 1978년 성광전자를 창립했다.

LG전자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업체로 성장하던 중 98년 외환위기 때 LG전자가 전기밥솥 사업을 중단했다. 납품주문이 갑자기 끊겼지만 이미 기술 축적에 몰두해 온 구 회장은 아예 자체브랜드 ‘쿠쿠’를 내놓았다. 우려와는 달리 임직원들은 구 회장의 선택을 적극 지지했다. 그의 신념과 그동안의 준비를 믿었기 때문이다. “쿠쿠하세요 쿠쿠”라는 정겨운 CM송과 함께 ‘쿠쿠’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 후 15년 가까이 쿠쿠는 국내 전기압력밥솥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시장 지배자가 됐다.

구 회장은 “대기업 OEM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 경험이 힘이 되어 자체 브랜드를 만들 때 큰 도움이 되었다”며 성공 비결을 밝혔다. 구 회장은 “OEM 기업은 리스크가 적다고 현 상태에 안주하지 말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기업 자신의 자기개발을 꼭 해야 한다”며 “항상 혁신하는 기업가가 돼라”고 후배 중소기업 CEO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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