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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욱 사건’ 룰라멤버 이상민에게도 불똥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고영욱 사건은 현재 검찰 지시로 재수사에 착수한 상황이지만 진행과정에서의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강간 등)를 받고 있는 인기그룹 룰라 출신의 방송인 고영욱(36)을 상대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 9일 용산경찰서에서 발표한 사건 브리핑에 따르면 고영욱은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 ‘김원희의 맞수다’ 프로그램의 사전녹화영상을 통해 모델을 지망하던 A양을 본 뒤 담당PD를 통해 연락처를 확보했다. 3월 30일 고영욱은 A양에게 “연예인 할 생각 없느냐, 기획사에 다리를 놓아주겠다“는 말로 첫 만남을 가졌고, A양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유인해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고영욱은 A양과 연인 사이로 지낼 의사가 없음에도 연인지간으로 지내자고 한 뒤 4월5일 또 한차례 A양을 간음했다.


경찰은 A양의 증언을 토대로 고영욱에 대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영욱에 대해 곧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서부지검은 10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보강수사를 지시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에 재수사를 통해 ‘강제성 여부’와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을 인지한 시기’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영욱과 피해자인 A양 사이의 엇갈린 진술이 충돌을 빚고 있으며 ‘고영욱 사건’으로 인해 엄한 피해자마저 속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 문제의 카톡 “우리가 무슨 사이일까?” VS “보낸 적 없다” = 엇갈린 진술이다.

고영욱은 지난 3월 30일 A양과 만남을 가진 뒤 A양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알려진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우리가 무슨 사이일까” “좋은 관계로 지내자”는 내용이 담겨있으나 이에 대해 고영욱은 “그런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문제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해 고영욱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여성과 주고받은 카톡이나 메시지 내용을 모두 가지고 있고 공개할 의향도 있다. 일방적으로 매도되고 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풀고싶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과 더불어 고영욱 측은 앞서 발표된 ‘경찰 브리핑’ 또한 부인하며 “A씨가 먼저 사람들 없는 조용한 곳에서 만나자고 했다”면서 A양과의 관계에서 강제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고영욱과 A양의 엇갈린 증언을 살펴보면 결국 두 사람의 대화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및 문자 메시지 내용이 이번 사건의 핵심을 가르는 열쇠가 되고 있다.

특히 검찰 지시에 의해 보강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강제성 여부’를 증명하기 위한 증거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해당 메시지로 이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것으로 비춰진다.

▶ 사건 후폭풍…엉뚱한 피해자만 속출= 고영욱의 성폭행 혐의 사건으로 인해 엉뚱한 피해자도 속출했다.

경찰이 브리핑을 통해 밝힌 것처럼 고영욱은 자신이 출연하고 있던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김원희의 맞수다’의 사전녹화영상에 출연한 A양의 연락처를 프로그램 PD를 통해 얻어냈다.

이에 고영욱에게 연락차를 건넨 외주제작사 PD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으며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조사까지 받았다. 사건의 여파였다.

CJ E&M 측은 이와 관련 “방송 및 관련 사항을 관리, 감독하는 제작사로서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해당 PD는 현재 ‘맞수다’에서 하차하게 됐다. 스토리온 측과 외주 제작사가 합의해 이 같이 결정했다. 피해자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인 점을 간과, 이 같은 부분을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는 케이블 채널 엠넷에서 방영되고 있는 ‘음악의 신’도 마찬가지다. 룰라의 리더 이상민이 재기를 꿈꾸며 7명의 아이돌그룹을 키우는 내용을 담은 페이크 리얼다큐 프로그램인 ‘음악의 신’의 경우 특별한 연출없이 촬영된다는 특성상 제작진은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고영욱의 출연분을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편집과 삭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수고를 겪었다. 그러나 더 큰 불똥은 재기를 노렸던 이상민에게로 모아지고 있다.

이상민 역시 사기, 도박 등 몇 차례 물의를 빚어왔던 룰라의 전 멤버로 이번 고영욱 사건으로 인해 과거 사건까지 들춰지며 이미지 쇄신에 빗금이 가게 됐다.

무엇보다도 엄한 불똥을 가장 크게 맞은 이들은 바로 ‘음악의 신’과 ‘김원희 맞수다’에 출연했던 일반인 출연자들이다.

‘음악의 신’에 출연했던 한 여성은 이번 고영욱 사건의 피해자로 오인되며 자신의 이름을 고영욱 사건의 연관검색어로 올려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대해 엠넷의 ‘음악의 신’ 제작진은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음악의 신’ 출연자인 고영욱 씨와 관련한 일반인 출연자 연루설 등 사실무근의 추측성 기사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은 ‘음악의 신’과는 무관한 사건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지나친 추측성 기사 자제 부탁 드립니다”라는 공지를 올렸을 정도다.

또 다른 피해자는 ‘김원희의 맞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등장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의 사진이 떠돌며 고영욱 사건의 피해자라 명명되고, 심지어 신상털기까지 강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CJ E&M 측은 ”해당 여성은 사전녹화분에는 등장했지만 최종편집을 거친 결과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히며 ”워낙에 민감한 사건이다 보니 엉뚱한 분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 원점에서 시작되는 재수사=결국 사건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피해자와 경찰, 또 고영욱 간의 진술을 엇갈리고 있으며 검찰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보강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이제 이번 사건에서 두 사람 간의 강제성 여부와 미성년자 인지 시기에 대한 부분을 중점으로 증거확보에 주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은 고영욱을 재소환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으며 추가 증거확보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마무리짓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경찰이 충분한 추가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 이로 인해 보강수사에서 ‘강제성 여부’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고영욱은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된다.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강간 등)이 적용될 이번 사건을 비춰보면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라면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은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지만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18세 이상의 경우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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