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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패션계 현안에 제 목소리 낼 것”
디자이너연합회 초대회장 선임된 이상봉 디자이너
개별성 강한 회원들 단합이 관건
해외 브랜드 협공 방어 힘 모아야죠


앙드레김 사후 뚜렷한 구심점이 없었던 패션계에서 디자이너 이상봉<사진>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수장으로 선임되며 ‘포스트 앙드레김’으로서의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이상봉은 지난 10일 오후 4시 서울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열린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디자이너 150여명을 회원으로 거느린, 국내 최초ㆍ최대의 패션디자이너단체다.

이 날 이상봉은 “그동안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개별성ㆍ폐쇄성을 보였던 디자이너들이 뜻을 모은 최대의 패션단체인 만큼 화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패션계는 대내외적으로 높아진 위상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책이나 현안들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최근 해외 고급 브랜드와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브랜드의 협공에 위기의식을 느낀 디자이너들은 업계 차원의 협력과 단합을 절실히 필요로 했다. 이에 최근 ‘국민 디자이너’로서 자리 잡은 이상봉이 발벗고 나서 연합회를 꾸린 것. 


이상봉은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김연아의 갈라쇼 의상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으로 최근 앙드레김만큼이나 대중에게 친숙해졌다. 하지만 그는 이미 2002년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진출했고, 2006년에는 한글 문양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며 세계 패션계에서도 반향을 일으킨 국내 대표 디자이너다.

‘포스트 앙드레김’이라는 칭송에 늘 “말도 안 된다”며 겸손해하지만, 해외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국내에선 디자이너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모습은 앙드레김이 생전에 걸었던 모습을 똑 닮았다.

지난 2월 장광효 홍은주 박춘무 등 국내 디자이너 7인과 함께 연합회의 발족을 선언했던 이상봉은 4월에 열린 ‘서울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선정, 쇼 시간 배정, 그리고 장소 섭외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이는 이신우 등 원로 디자이너를 다시 무대에 세우며 신ㆍ구 조화를 꾀했고, 야외 텐트 4개동에 마련된 런웨이는 뉴욕 밀라노 등 세계적인 패션위크처럼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합회가 패션계의 발전적 방향 제시보다는 기성 디자이너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거대 집단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신ㆍ구 디자이너의 화합으로 헤쳐나갈 것”이라며 “신진부터 중견ㆍ원로들의 모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늘 귀를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장광효 홍은주 최범석 한혜자 강동준 등 신ㆍ구 디자이너가 골고루 섞인 이사진과 감사진 구성에는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이 있었다.

이날 창립총회 종료 후에는 이상봉이 주최한 애프터파티가 이어졌다. 늘 자신은 서른일곱 살이라고 말하는 이상봉은 “내 발상과 감각은 파티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자유로운 대화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해 왔다. 대화와 소통을 중시하는 ‘평생 서른일곱’ 이상봉의 철학이 국내 패션계에 어떤 빛을 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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