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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학생 대학 등록금까지…“후원자 더 늘었으면”
박해성 교장의 각별한…안타까운 제자 사랑
박해성 지리산고 교장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다. 지난 2011년 지리산고를 졸업해 성균관대에 간 코트디부아르 출신 아몽(20ㆍ프랑스어문학과)과 키르기스 출신 누르술탄(20ㆍ러시아어문학과) 등 외국인 제자 두 명 때문이다.

박 교장은 해외 학생에게도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지리산고에는 네팔 출신 학생 3명이 재학 중이다.

박 교장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면 꼭 그곳의 인재가 돼라’고 한다”며 이들을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아몽과 누르술탄은 국내 사립대인 성균관대에 다니고 있어 비싼 학비를 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 신분이라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쉽지 않아, 박 교장이 이들의 학비와 용돈을 2년째 책임지고 있다.

그는 “내가 안 도와주면 아이들이 학교를 못 다닌다”면서도 “누군가 이 아이들을 후원해주면 분명히 우리나라를 도울 일이 있을 것이고, 그만큼 절약되는 돈을 지리산고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 교장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2월 지리산 자락에 ‘두류남명학당’을 세웠다. 그는 “지리산의 옛말인 ‘두류(頭流)’와 산청 출신 대유학자 조식 선생의 아호 ‘남명(南冥)’에서 이름을 땄다”고 전했다.

‘두류남명학당’은 지리산고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예비 학교 과정이다. 현재 학생 8명에게 국어ㆍ영어ㆍ수학 등 기본 과목과 인성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인터뷰 중간 박 교장은 “후원자가 좀 더 늘었으면”, “특강해줄 좋은 분 어디 없느냐” 등의 말을 여러 번 했다.

“학교폭력을 없애고 인성을 다지기 위해서는 고전이 좋다. 고전을 읽혀야 하는데 책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제자 생각, 제자 사랑이 물씬 풍겼다. 시작은 ‘돈키호테’처럼 조금 무모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 교육자 페스탈로치가 산다면 아마 박 교장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그를 아는 교육자들은 말한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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