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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방송 드라마의 ‘복병’은 이수영, 그러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의 무대에서 ‘의외의 복병’은 이수영이었다. 이 무대를 드라마로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닻을 오린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시즌2의 첫 항해가 6일 마침내 시작됐다. 12명의 가수를 두 조로 나눠 경연을 벌이는 새로운 시즌에서 A조가 갖는 첫 번째 승부였다. A조는 백두산을 필두로 이은미 박미경 이영현 이수영 JK김동욱이 포진돼 ‘나는 가수다’ 안의 ‘죽음의 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은 막강팀이다.

이은미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날 경연의 문은 백두산이 크라잉넛의 ‘말 달리자’를 부르며 열었고, 그 뒤로 이영현이 ‘바람의 노래(조용필)’, 박미경이 ‘원하고 원망하죠(애즈 원)’, 이은미가 ‘좋은 사람(박미경)’, JK김동욱이 ‘명태(강산에)’, 이수영이 ‘인연(이선희)’을 불렀다.

▶ “여자의 과거는 드라마가 된다” 복병 이수영= 몇몇 가수들의 무대는 어느정도 예측 가능했지만 ‘의외의 복병’은 3년 만에 돌아온 이수영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이수영은 가수 이선희의 ‘인연’을 불렀다. ‘I believe’ 등의 데뷔곡을 통해 한국적 발라드를 가녀린 꺾임과 풍부한 감수성으로 소화하는 이수영에겐 안전한 선곡이었지만 이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에겐 있었다.

이수영은 지난 3년간 가수로서 무대에 서지 못했던 날, 또 자신의 가수인생을 돌아보며 “늘 노래를 하고 싶었고 노래를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을 것 같을 때 위로가 됐던 노래”가 바로 ‘인연’이었다는 것이다. 감동을 주고 받는 가수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라면 이수영의 이 같은 선곡은 한 편의 드라마가 되고 만다. 


이번 무대가 그랬다. 양손을 벌벌 떨며 무대에 올랐던 이수영은 섬세한 감성으로 ‘인연’을 불렀고, 떨리는 발성과 흔들리는 음정까지도 청중평가단에겐 이수영이 빚어낸 한편의 시로 다가왔다. ‘나가수’에서 ‘눈물’의 감동코드는 쓰고나면 백발백중이라는 진리가 또 한 번 들어맞은 셈이다.

이수영이 진심을 다해 부르는 노래에 객석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평가단이 눈에 띄었고, 이는 경연에 참가한 가수들도, 이수영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이수영은 이날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며 무사히 5월 ‘이달의 가수전’행 티켓을 따냈다.

▶ 불안했거나 뻔했거나…이런 것도 생방의 묘미?=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때문에 이번 ‘나는 가수다’ A조의 무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생방송과 경연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가수들의 긴장감이 그대로 노출된 기대 이하의 무대였거나 직업가수로서의 관록의 시간들이 묻어난 익숙한 무대가 그것이다.

가장 큰 아쉬움은 박미경의 무대에서 비롯됐다. 폭발적인 성량으로 댄스곡을 소화하던 90년대의 박미경은 알앤비 듀오 애즈원의 ‘원하고 원망하죠’를 자신의 히트곡인 ‘민들레 홀씨되어’를 연상시키는 창법으로 소화했다. 섬세하고 가녀린 감성과 발성이 매력이었던 이 노래가 박미경을 만나 재탄생된 셈이었으나 지나친 긴장감은 실력 발휘를 못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영현의 경우 “소리만 지르는 이영현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가왕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불렀다. 폭풍 가창력이 매력인 이영현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지만 힘을 뺀 목소리는 이영현의 장점을 반감시켰고 음정의 끝마무리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시즌1의 최종 우승자이자 지난 방송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출연자’ 1위에 선발됐던 것이 무색했던 무대다.


안정적인 무대를 통해 고수의 면모를 발휘했던 것은 단연 이은미와 백두산이었다. 기존 가수의 유명한 노래마저도 노련한 베테랑들답게 그저 자기화했던 두 팀은 안정적인 무대를 통해 안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JK김동욱은 강산에의 ‘명태’를 부르며 시즌1의 한풀이를 하는 듯한 무대를 선보였다. 경상도와 함경도를 넘나드는 사투리부터 흥겨운 리듬에 몸을 실은 자유로운 무대, 이 무대를 통해 JK김동욱만이 ‘나는 가수다’의 축제의 장을 열었고 ‘이달의 가수’전에 이수영 이은미와 함께 진출하게 됐다.

이날 경연을 통해 의외의 복병으로 떠오른 것은 마지막 무대를 가졌던 이수영이었다. 온통 눈물바다를 일궈낸 이수영의 무대가 없었다면 ‘나는 가수다’에서 펼쳐지는 반전이나 감동의 재미는 없었을 뻔한 경연이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긴장감은 몇몇 가수들에게도 역력히 묻어나 시청자들에게는 몰입도가 떨어지는 무대를 만들었고, 이는 결국 재택평가단과 현장평가단의 반응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출을 맡은 김영희 PD는 ‘이달의 가수’전에 진출할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재택평가단과 현장평가단의 결과가 확연히 달라 놀랐다. 두 결과를 합산했더니 역시 제3의 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돌아오는 13일에는 B조에 속한 김건모, 박상민, 박완규, 김연우, 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정엽, 정인 등이 생방송으로 경연을 펼치고 여기에서 상위 3명은 ‘이달의 가수전’으로 하위 3명은 ‘고별전’행 티켓을 나눠갖게 된다.

이날 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9.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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