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이재용 삼성전자(005930) 사장의 경영 활동 폭이 넓어지고 있다. 삼성-애플 소송전을 계기로 전진배치된 이 사장은 해외사업의 굵직한 파트너십을 챙기더니 이번엔 ‘사외이사’로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이 사장은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를 맡게됐다.
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엑소르사의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엑소르 측은 이 사장에게 먼저 사외이사직을 제안했고, 이 사장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르는 이탈리아 피아트사와 미국 크라이슬러사의 지주회사로, 페라리와 마세라티 등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엑소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피아트사와 삼성전자의 전차(전자, 자동차) 분야 협력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기기와 자동차의 협력관계는 글로벌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새 트랜드라는 점에서, 이 사장의 해외 사외이사 추천은 가볍지 않은 행간을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엑소르는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COO로 활약해온 이 사장의 경험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사장과 존 엘칸 엑소르 회장 간의 개인적인 친분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칸 회장은 피아트그룹 창업자인 고 지아니 아그넬리 회장의 외손자로, 같은 오너일가 3세다. 엘칸 회장은 지난 2010년 방한 때 삼성전자 사옥을 들러 이 사장과 2시간 동안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둘의 깊은 인연으로 두 회사의 협력관계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자동차용 전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어 피아트는 외연 확장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그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의 해외 사외이사 추천은 글로벌시장에서도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래의 삼성전자와의 글로벌협력 사업을 도모하고, 향후 파트너십을 다지는데 이 사장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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