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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촌 살인사건, 문제의 ‘사령카페’ 살펴봤더니...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최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학생 흉기 난사 살해사건이 오컬트(Occult) 카페 활동과 관련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네티즌들의 ‘오컬트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을 맡은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1일과 2일 서울 신촌의 창천근린공원에서 대학생 김 모씨(20)를 흉기로 40여차례 찔러 살해한 고등학생 이 모 군(16)과 홍 모 양(15), 대학생 윤 모 군(18)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모두 오컬트 관련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컬트(Occult)는 ‘숨겨진 것’ 또는 ‘비밀’을 의미하는 오쿨투스(Occultu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ㆍ초자연적 현상(미스테리 외계인 등)이나 그에 대한 지식을 의미하며 타로카드와 점성술을 비롯해 요즘에는 악령, 귀신과 같은 소재도 오컬트의 범주에 들어가게 됐다.

피해자 김 씨가 이같은 오컬트 카페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게임에서 만나 사귀던 여자친구 박 양이 한 오컬트 카페인 ‘사령카페’에 가입하면서. 김 씨의 친구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김 씨가 박 양이 사령카페에 가입하면서 사람이 달라졌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박 양을 카페에서 빼내오려는 과정에서 피의자들과 시비가 붙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 씨는 사건 당일 친구들과의 단체 메시지를 통해 피의자들을 만나서 지난 날 다퉜던 것을 사과하고 여자친구를 카페에서 빼내오겠다고 얘기한 바 있으며 대화는 사건 발생 10분 전인 7시10분까지 이어졌다.

이와 관련, 경찰관계자는 “단체 대화창에 기록된 대화의 상당 부분이 오컬트 관련 내용으로 채워지기는 했지만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며 피의자들의 범행동기를 ‘오컬트’로 단정지을 순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마치는 데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신촌 살인사건의 핵심으로 떠오른 사령카페는 폐쇄된 상황. 이 카페가 폐쇄되며 기존의 회원들이 임시 카페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지만 카페 내에는 사건과 관련한 그 어떤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김 씨의 친구가 한 방송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사령카페는 “유령들을 소환하고 자신의 전생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며 유령소환 축제 등을 열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하지만 임시 카페의 한 회원은 “자신들이 사령의 존재를 믿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의 진상도 모르는 분들이 무슨 소란이냐. 우리는 살인자와 아무 관계가 없다. 여기는 ‘진짜 사령카페’가 폐쇄되면서 회원들끼리 만든 ‘임시카페’일 뿐”이라며 신촌 살인사건이 ‘사령카페’와는 무관하고 단순히 피해자와 피의자들의 삼각관계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회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단적인 징표가 바로 오컬트 문화라며 장기적인 경제침체, 극단적이고 잔인한 뉴스 증가 등 현실에서의 불안감 해소와 도피의 수단으로 오컬트 문화를 이용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현실에서의 불만족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는 한 오컬트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계속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소홀히 다뤄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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