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지난달 30일 서울 도심 공원에서 대학생 A(20)씨를 칼로 40차례 이상 찔러 숨지게한 이른바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에 A씨의 전 여자친구 B(21)씨도 범행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를 흉기로 찌른 고교생 C(16)군의 과외 교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알려진 것처럼 범행의 주요 원인이 ‘사령카페’로 인한 갈등은 아닌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3일 A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C군과 대학생 D(18)씨, 고교생 E(15)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가담 정도가 미약한  B씨는 살인 방조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C군 D씨 E양과 함께 스마트폰 그룹채팅방 회원으로 지난 달 10-11일께 C군과 E양이 A씨가 문자로 심하게 다투고 “A씨를 죽여버려야겠다. 이 일을 처리해줄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알고 있었으며, 자신의 블로그에 “A씨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30일 오후 과외를 위해 C군의 집을 찾았으며 오후 7시30분께 C군, E양과 함께 집에서 나와 A씨를 만났다. 하지만 B씨는 범행 장소로 가지 않고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갔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와 C군, E양은 오후 8시15분께 범행 장소에서 D씨와 합류했으며 D씨는 이 때 당시 소지하고 있던 흉기 3개 중 한 개를 C군에게 넘겼다. 이들은 A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D씨가 미리 준비한 전선으로 A씨의 목을 감았고 C군이 흉기로 A씨의 허벅지, 복부, 목 부위 등을 수십차례 찔렀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범행 장소로 가지 않고 집으로 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건 알았지만 살해할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스마트폰 그룹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감정이 상한 것이 원인이 돼 살해사건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B씨가 지난 2월께 인터넷 밴드를 주제로 한 그룹 대화방을 만들어 A씨, C군, E양과 함께 대화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A씨와 B씨가 헤어지면서 그룹 대화방 회장이 A씨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대화 중간에 끼어들고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동 등으로 C군과 관계가 악화됐고 이에 앙심을 품은 C군이 지난 4월부터 A씨를 살해할 마음을 먹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피해자를 수십차례 흉기로 찌른 이유와 관련해 이들은 “A씨가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반항하는 것을 제압하기 위해 흉기와 둔기를 번갈아 사용해 찔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 발생한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살인까지 이어졌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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