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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는자와 뚫는자…중국 당국과 네티즌의 필사적인 숨바꼭질
가택연금 중 탈출에 성공한 중국의 시각장애인 변호사 천광청(陳光誠) 사건과 관련해 중국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천광청에 관련한 검색어를 모두 차단하면서 중국 정부와 네티즌들 간에 ‘막고 뚫는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다고 AP가 2일 전했다.

중국 당국은 천광청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헐리우드 영화 제목 ‘쇼생크 탈출’ 까지도 검색을 차단했다. 천 변호사의 극적인 탈출이 이 영화와 유사하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비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은어를 고안해 내 차단을 뚫고 천광청 사건을 논의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천광청을 ‘아빙(A Bing)’으로 지칭하며 그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아빙은 1930년대 중국의 유명 시각장애인 음악가다. 그러나 검열자들은 지난 금요일 이를 금칙어로 지정해 차단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천광청이 시각장애인인 점을 들어 그를 찾기 위해 ‘Blind man(눈먼 사람)’ 또는 ‘Blind lawyer(눈먼 변호사)’ 등의 단어를 입력하기도 했다. 이 또한 지난 금요일 당국에 의해 제한조치가 걸린 것으로 알려진다. 그 후 네티즌들은 ‘맹인’을 뜻하는 한자 ‘맹(盲)’과 비슷하게 생긴 ‘고(膏ㆍ심장 끝의 지방)’를 사용해 천광청의 존재를 사이버공간에서 찾아내기도 했다.

천광청의 고향 마을인 ‘둥슈’, ‘린이’ 등도 천광청 관련 소식을 검색하는 키워드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당국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천광청의 이니셜과 알파벳으로 표기한 병음의 철자 전체를 섞어 ‘C-GUANG-C’로 표기했지만 금새 당국의 검열에 걸려들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천광청의 탈출 사건 이후 중국 공안과 몸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천 변호사의 조카 천커구이(CHENKEGUI)의 존재를 찾아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천광청이 탈출 후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세 가지를 요구한 비디오를 공개한 것에 착안해 ‘세 가지 요구(Three Requests)’, 천광청의 탈출을 도왔던 중국 인권운동가 허페이롱의 별칭인 진주(Pearl) 등도 사용 됐지만 모두 검색 금지에 걸렸다.

재치있는 네티즌들은 천광청의 탈출을 우화에 비유해 두더지(The mole), 늑대(The wolves), 사자(The lion) 등을 사용됐다. 사자(공산당)와 늑대(감시인들)로부터 탈출한 두더쥐(천광청) 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유나이트드 항공 898편(UA898)도 등장했다. 이 항공편은 과거 미국으로 향한 중국 망명자들이 자주 탔던 비행기의 편명이다. 미국과 중국 관리들이 천광청의 미국행을 두고 협상할 것이라는 추측이 확산되면서 이 단어도 입력이 제한됐다.

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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