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 인허가 사건과 관련해 오는 5월 2일 검찰에서 소환조사를 받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박 전 차관에게 이날 오전 10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30일 밝혔다.

박 전 차관은 서울시 정무국장이던 2005~2006년은 물론, 2007년 청와대 재직시절 시행사인 파이시티의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청탁과 함께 브로커 이동율(61ㆍ구속) 씨를 통해 수억원을 받고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차관은 청와대를 떠난 2008년 후반에도 청탁에 간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시행사 이 전 대표는 박 전 차관에게 브로커 이 씨를 통해 서울시 정무국장 시절 수고비 명목으로 2000만~3000만원씩, 서울시를 떠난 후인 2006~2007년에는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1000만원씩 지급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불러 금품 수수사실 여부와 서울시 등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강도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5일 최 전 위원장을 소환조사하고 같은 날 박 전 차관의 서울 자택과 대구 주거지·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최근 박 전 차관으로부터 청탁성 전화를 받았다고 시인한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도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강 전 실장은 최근 “형님(박 전 차관)에게 전화를 받은 적이 있으나 딱히 조치하란 내용도 없고 청탁성으로 느끼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를 유력한 청탁 정황으로 보고 있다. 중국 체류중인 강 전 실장은 이날 오후 늦게라도 귀국하면 즉시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소환조사에 앞서 주변인물의 압수수색과 소환으로 박 전 차관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28일에는 경북 포항에 있는 기계설비 제작업체 제이엔테크 이동조 회장(59)의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회장과 박 전 차관 사이에 수상한 돈거래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 납품 회사인 제이엔테크와 도시락업체인 좋은도시락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 2000년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남 지구당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이 의원의 보좌관이던 박 전 차관과 인연을 맺어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의 소개로 구속된 브로커 이씨와도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청탁 대가로 받은 돈을 이 회장 개인이나 회사 계좌를 통해 세탁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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