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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줄·로비처 저인망 투트랙 수사…박영준 전방위 압박

자금 흐름 부문 수사는
이정배로부터 받은 돈…이동조 비자금관리 정황포착
檢, 사무실·집 압수수색…가족 등 계좌도 계속 추적

로비 활동 부문 수사는
박 前차관에 전달된 금액…이정배·이동율 대질 신문
서울시 로비창구 정황포착…관련인 수사 본격 착수



검찰이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옭아매기 위해 ‘투 트랙’으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어떤 경로를 통해 돈을 전달받았으며, 로비활동 실체는 어땠는지 두 부문으로 나눠 수사팀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저인망식 투 트랙 수사를 선택한 것이다. 검찰은 이를 통해 몇 가지 증거를 파악하는 대로 박 전 차관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대검 중수부의 자금흐름 수사는 밑단부터 차근차근 탄탄하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우선 이 전 파이시티 대표와 돈을 중간에서 건네받은 브로커 이동율(61) 씨의 대질신문 등을 통해 박 전 차관에게 건너간 로비자금을 특정하기 위한 조사가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씨가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챘을 돈이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박 전 차관에게 실제로 전달된 금액 규모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박 전 차관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은 일치하나 금액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29일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3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도 자금흐름 수사를 위한 것이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금융계좌를 분석하던 중 박 전 차관이 이 전 대표에게 받은 돈을 이 회장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박 전 차관이 이 돈을 ‘영포라인’의 자금관리책으로 의심되는 이 회장에게 맡겨 비자금 성격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검찰은 압수수색 결과 분석이 순조로우면 박 전 차관의 금품수수액을 특정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의심되는 거래내역이 있는지 박 전 차관과 가족, 관련인들의 계좌를 추적해왔다.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3가지 명목으로 수십 차례 거의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다. 2008년 1월 브로커 이 씨를 통해 아파트 구입 명목으로 10억원을 받은 것 외에도 서울시 정무국장 시절 수고비 명목으로 2000만~3000만원씩 이동율 씨를 통해 서너 차례 받았다. 또 서울시를 떠난 후인 2006~2007년에는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1000만원씩을 수수했다.

검찰은 이 같은 자금흐름 수사와 병행해 서울시 관련인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박 전 차관이 서울시 로비에 관한 한 전담창구 같은 역할을 해온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서 구체적인 물증이 나와야만 박 전 차관의 알선수재 혐의가 뒷받침될 수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우선 박 전 차관으로부터 청탁성 전화를 받았다고 시인한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소환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강 전 실장은 최근 “형님(박 전 차관)에게 전화를 받은 적이 있으나 딱히 조치하란 내용도 없고 청탁성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를 유력한 청탁 정황으로 보고 있다. 강 전 실장은 검찰과 소환시기를 조율하고 있어 이번 주초에는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한편 이 전 대표와 만난 것으로 지목된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당시 행정2부시장)도 조만간 불러들일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박 전 차관의 주선으로 당시 행정2부시장 집무실에서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 역시 박 전 차관의 혐의가 짙어지는 정황이다.

앞서 지난 29일 인허가를 담당하던 도시계획국 출신 고위공무원 2명을 불러 인허가 절차와 경위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한 검찰은, 30일에는 파이시티 용도변경 결정이 났던 2006~2007년 당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김영걸 전 행정2부시장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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