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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지하철 승차권 같은 인생, 사기열전과 다르지 않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내 삶이 그저 한 장의 지하철 승차권처럼 초라했지만 그래도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원대한 꿈을 품었던 시절로 되돌아가 보자는 거지요.”

시인 원재훈의 에세이 ‘남자의 인생’(학고재)은 초라하고 후줄근하게 내려앉은 남자들의 어깨를 툭툭 치며 사마천의 ‘사기열전’의 인물들도 당신과 다르지 않다고 힘을 불어넣어 준다. 그들은 분명 역사적인 인물들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다 비슷한 생을 살고 있다는 위로다.

남성으로서 최고의 치욕인 궁형과 세상의 냉대 속에 처한 사마천, 한하운의 천형, 정약용 형제의 유배는 한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그 끝에서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절망은 새로운 시작임을 보여준다.

작가는 사마천의 사기열전 속 위인들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속 인물, 현재 동시대 인물들을 가로 세로 오가며 인생의 여러 갈래들을 짜 나간다.

웃음과 유머로 왕을 보필하고 나라를 구한 제나라 재상 순우곤, 날렵한 풍자로 사태를 옳은 길로 이끈 초나라 음악가 우맹 등의 골계열전, 생선 한 마리도 받지 않았던 노나라 재상 공의휴 등 법과 원칙을 지킨 고대 주나라 다섯 청관 이야기들은 막힌 하수구 뚫리듯 시원함을 준다.

초개처럼 목숨을 내놓은 춘추전국시대 자객들의 열띤 이야기는 초식남 시대, 대장부란 말이 무색해진 사내들의 삶에 또 다른 울림을 준다.

‘세상을 비켜간 남자들’ ‘세상에 맞선 남자들’ ‘세상을 따라간 남자들’로 나눠 사기열전 속 인물들의 인생전략을 선굵게 그려나갔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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