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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편의 영화같은 보시라이 사건…진짜 영화로 만든다
배신·살인·권력투쟁… 中기업인 美합작 제작 추진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를 둘러싼 각종 루머의 발원지로 알려진 충칭의 기업인 왕캉(王康)이 이번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왕캉이 지난 23일 미국 프린스턴대의 인터넷 사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보시라이 사건을 시나리오로 쓴 다음 할리우드와 합작해 영화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왕캉은 보시라이가 실각한 직후 영국 미국 등 외신에 보시라이 일가를 둘러싼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사건을 제보한 인물이다. 외신들은 처음에 그를 충칭의 소식통, 기업인, 학자 등으로 지칭하다 나중에 그의 실명까지 공개했다. 보시라이 사건와 관련해 처음으로 실명을 밝히고 인터뷰에 응한 인물인 셈.

그는 ‘나는 왜 외신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충칭에서의 보시라이의 행동은 실망을 안겨줬으며, ‘창훙(공산주의 이념 선전)’은 충칭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사망한 후 중국인들은 자유와 현대문명을 강렬하게 염원했는데, 보시라이의 창훙은 이를 역행한 것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왕캉은 이어 “보시라이의 (정치)실험은 파산했다. 하지만 중국의 정치개혁에 소중한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인민과 국가에 진정한 도움이 되는 이 사건을 많은 사람에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나에게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해외 언론의 취재에 응한 가장 큰 동기다”고 밝혔다.

그는 보 서기 실각 직후 로이터통신에 보 서기의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공안국장이 구카이라이가 헤이우드 독살을 사주했다고 보시라이에게 보고했다가 오히려 공안국장에서 쫓겨나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는 등의 내막을 폭로했다.

차기 정권 구성을 앞두고 권력 내 암투로 비춰졌던 보시라이 사건이 살인, 부정축재, 애정관계 스캔들로 확산되고 이 내용이 전 세계에 대서특필된 데는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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