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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드음악의 습격인가?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밴드음악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주말 저녁 TV 예능시간대에 헤비메탈 그룹이 처음으로 고정 출연하게 됐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배출한 버스커버스커의 인기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5월 5일 방송을 시작하는 KBS ‘탑밴드2’에는 프로급 밴드들이 대거 출연한다.

MBC ‘나는 가수다2'의 본격적인 생방송을 앞두고 벌어진 지난 22일 첫 녹화장에 80년대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이 등장했다. 한국 헤비메탈의 원조 백두산은 자우림이나 윤도현밴드, 부활 등 모던록이나 한국적인 록, 발라드가 가미된 록그룹에 비해 훨씬 더 헤비메탈 분위기가 강한 그룹이다.

그러다보니 백두산같은 정통 록밴드는 80~90년대에도 주말 저녁시간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58세의 현역 유현상이 이끄는 백두산이 ‘러쉬 투 더 월드'를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은 기립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관객들도 유현상의 샤우팅과 질주본능을 자극하는 김도균의 기타 리프에 맞춰 몸을 흔드는 등 이내 적응된 분위기였다. 백두산은 앞으로 ‘나가수'의 가장 파격적인 무대를 기대하게 했다.

‘슈퍼스타K3' 준우승팀인 3인조밴드 버스커버스커의 1집 앨범 판매량은 출시 3주만에 5만장을 돌파했다. 요즘 음반 판매 상위권은 팬덤의 ‘공구빨’(공동구매)로 이뤄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아이돌 그룹이 아니고서는 이런 기록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의 마케팅도 없고 지상파 방송 출연 한 번 없이 이뤄낸 성과라서 가요계가 더욱 놀라고 있다. 버스커버스커는 ‘벚꽃 엔딩’뿐만 아니라 ‘봄바람’ ‘꽃송이가’ ‘첫 사랑’ ‘외로움 증폭장치' 등 1집 수록곡 대부분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탑밴드2’에는 몽니, 네미시스, 네바다51, 데이브레이크, 타카피, 슈퍼키드, 애쉬그레이, 바닐라시티, 쿼츠, 시베리안허스키 등 이미 수많은 마니아 팬을 확보하고 있는 밴드들이 출전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엔트리인지, 록페스티벌 출연진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하지만 실력파 프로 밴드들의 아마추어 등용문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출전 이유는 ‘우리에게 무대를 달라‘는 절규이다. 그러니 밴드 뮤지션들은 아직은 배고프다.

밴드음악의 인기는 전자 사운드에 질린 대중이 리얼 악기와 사람의 목소리를 원한다는 점, 펜타포트와 지산록페스티벌을 통한 체험, 김태원 임재범 등 록커들의 굴곡진 스토리텔링 등이 바탕이 되고 있다.

아직 부족함이 있지만 씨엔블루나 FT아일랜드 등 일명 ‘꽃미남 밴드'외에 다양한 밴드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건 아이돌 강세인 우리 음악계에 다행이기는 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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