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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G20 회의서 국제리더십 보여준 박재완 장관의 명품 경제외교
[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 앞에서 행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즉석 연설은 일품이었다. 감성적 호소와 이성적 논리가 어우러진 그의 연설 후 IMF(국제통화기금) 재원 확충 논의와 결정은 급물살을 탔다.

박 장관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 마지막날 연설에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팝송 ‘서스피셔스 마인즈(Suspicious Minds)’의 가사를 소개했다.

‘우리는 함정에 빠졌다. 나는 빠져나갈 수 없다(We’re caught in a trap, I can’t walk out)’는 가사 첫부분을 암송한 박 장관은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함정에 빠져서 나갈 수 없다고 국민들에게 말해선 안된다. 나갈 수 있다고 말하자”고 촉구했다.

사실 이번 회의에서 경제대국들은 어정쩡한 태도였다. ‘G2’인 미국과 중국은 애초부터 IMF 재원확충에 소극적이었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다른 나라들과 스와프(국가간 통화교환) 라인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회원국들의 빈축을 샀다. 중국과 영국도 한발 물러나 있었다.

선진국들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자 박 장관은 팝송 가사를 인용하며 합의를 강력 촉구했다. 최종구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뒷편에서 호주, 싱가포르 재무차관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노력한 끝에 막판 합의가 이루어졌다.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뒤늦게 동참했다. 이같은 한국의 노력에 유로존 국가들은 물론 IMF와 일본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G20 회의 직후 박 장관은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를 찾아 “한국의 양호한 경제여건을 신용등급 평가에 적극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무디스(Moody’s)와 피치(Pitch)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로 부여하고 있는 반면 S&P는 한 단계 아래인 ‘A’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같은 등급을 주고 있다. 무디스와 피치가 최근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S&P는 2005년 7월 이후 한번도 등급 조정을 하지 않았다.

급변하는 국제 금융질서 속에서 한국의 목소리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다. 박 장관의 ‘명품 경제외교’가 결실을 맺는다면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AA’ 등급을 부여받을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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