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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중심 경제, 내수 경쟁력 떨어뜨렸다”
노무라 ‘한국경제 딜레마’ 진단·분석
“경상흑자에 환율정책 맞춰
수출-내수 소득불균형 초래
악화된 소비심리 영향
내수 경쟁력 악화 악순환”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의 장기화가 내수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소비심리 위축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노무라가 한국경제의 딜레마를 꼭 집어냈다.

노무라는 20일 “장기간에 걸친 수출중심 경제정책으로 내수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면서 “경제성장을 위해 당분간 수출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정부가 경상수지 흑자 유지를 위해 환율을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 간 소득불균형이 발생한다”고도 했다.

높은 수출의존도가 내수산업 약화로 이어지고, 악화된 소비심리는 내수산업의 경쟁력을 더욱더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정부는 내수활성화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스그러들지 않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 불거지면서 수출마저 무너지는 조짐이 나타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수출이 떠받쳐주지 않으면 기댈 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7%에 그쳤다. 20%대 증가율을 보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수출증가세 감소에 따른 생산둔화로 내수위축도 각종 지표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3.2%에서 2.8%로 끌어내리는 악영향을 불러왔다.

올 2분기에도 꽉 닫힌 지갑이 열릴 것 같지는 않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가계의 상환부담 증가는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자비용과 소비지출 간 뚜렷한 마이너스 관계를 보이는 저소득층의 소비심리는 더욱더 위축될 전망이다.

수출산업은 더디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지난해 말 예상한 130억달러에서 최근 145억달러로 늘려잡았다.

이런 가운데 내수 위주인 중소기업의 부실 위험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내수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은 1.6%포인트 하락했다. 수출기업(1.2%포인트 하락)보다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애초 정부와 한은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은 내수가 주도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런 전망은 최근 들어 힘을 잃고 있다. 기업들의 경기전망에서도 내수 부진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양극화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조동석 기자>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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