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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자·소수자에 ‘보편적 접근권’ 활짝 열다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유니버설 디자인·배리어프리 영화는
유니버설 디자인
사회편의시설·건축물 등
장애-비장애인 구획없이
함께 사용하도록 디자인

배리어프리 영화
시청각장애인 관람권 확대
외국인·다문화가정까지 포함
영화 음성해설 ‘서비스’


‘유니버설 디자인’은 특히 사회적 편의시설이나 건축물에서 장애와 비장애인, 성인과 노약자ㆍ임신부 등의 이용 공간을 별도로 구획하지 않고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을 가리킨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발상은 ‘정상=비장애 성인 남성’이라는 편견과 근대적 사고를 부정한다.

이 단어와 개념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미국의 건축가이자 교육자인 로널드 메이스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기도 했던 그는 197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의뢰받은 ‘배리어프리’ 보고서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제품과 디자인을 위해서는 특별한 비용을 필요로 한다”는 개념을 부정하며 ‘유니버설 디자인’을 주창했다.

미국에선 이미 1990년 건축시설에서의 장애인 이용권, 장애인 고용, 제품과 서비스의 보편적 접근권 등을 담은 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라는 장애인법이 마련됐으나 국내에선 아직 ‘유니버설 디자인’의 적용은 법제화되지도 않았고, 사실상 연구 단계 및 일부 사례에 불과한 ‘걸음마 수준’이다.

‘배리어프리영화’는 당초 시청각장애인 관람권 확대를 위해 출발했지만 현지 언어가 익숙지 않은 외국인ㆍ다문화 가정, 영화 이해나 청력, 집중력이 떨어지는 어린이ㆍ고령자층, 다운증후군 등 지적장애인 등 다양한 관객층을 위한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이은경 배리어영화위원회 대표는 “‘배리어프리영화’는 ‘유니버설 디자인’ 운동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화진흥위원회와 CJ CGV는 최근 업무 협약식을 맺고 이달부터 매월 셋째주 화요일을 장애인 무료 관람일로 정해 전국 극장에서 배리어프리영화를 상영한다. 대중문화 콘텐츠에서도 장애에 대한 관심은 부쩍 늘었다.

최근 방영된 KBS의 인기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선 극중 사고로 시력을 잃은 엄태웅에게 이보영이 영화를 보면서 ‘음성해설’을 해주는 장면이 등장했다.

장애가 등장하는 국내외 영화 100편을 분석해 ‘비욘드/블랙’ ‘영화와 예술로 보는 장애인 복지’ 등의 저서를 발표한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국내 영화, 드라마에선 장애가 일종의 금기시된 소재로 여겨져 2000년대 이전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며 “영화 ‘말아톤’의 흥행 성공 이후 다양한 대중상업영화가 만들어지고 장애인 인식 개선에도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장애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신체뿐 아니라 정신이나 마음의 장애까지 포괄하는 인문학적인 주제”라고 분석했다.

또 “증상과 행동의 정확한 묘사, 즉 ‘리얼리티’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와 은유와 상징, 보편성, 알레고리가 중요한 문화예술의 관점은 끊임없이 긴장을 빚겠지만 양자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갖춘 TV드라마나 대중상업영화는 앞으로도 많이 제작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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