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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중도 강화해야는데’… 강성 비례대표 ‘골머리’
4ㆍ11총선에서 새누리당에 패배한 이후 민주통합당 내에서 ‘중도 회귀론’이 힘을 받고 있지만, 소위 ‘강성’으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행보가 관심이다. ‘중도 강화’라는 당 정책노선과 이들의 색채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당선자 대회에서도 이들 비례대표들의 강성 발언은 이어졌다.

장하나(13번) 비례대표 당선자는 “한일병원 집단해고 노동자 어머니들이 투쟁에서 승리하시는 자리에 운좋게 갔었다. 젊은이들도 승계투쟁 좀 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장 당선자의 발언에 장내는 오히려 썰렁해졌다. ‘투쟁’, ‘승리’, ‘해고’ 등 소위 운동권 용어들이 단상에서 남발된 것과 무관치 않다. 장 당선자는 제주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사무처장이다.

은수미(3번) 당선자는 “노동정책 전문가로 저에 대해 설명들을 하신다. 앞으로 정책으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은 당선자는 1990년 박노해, 백태웅씨와 함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6년간 복역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한정애(11번) 당선자는 “박근혜(새누리당 비례대표 11번)와 맞짱 뜨는 심정으로 선거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 당선자는 한국산업안전공단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맡고 있다. 배재정(7번) 당선자는 “언론 개혁 하라는 의미로 의원을 주신 것 같다. 정수장학회 문제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 당선자는 부산일보 출신으로 정치권에선 ‘박근혜 저격수’로 영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바 있다. 특전 사령관 출신 백군기(8번) 당선자는 “북풍을 막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들 외에도 민주당 비례대표 상당수는 진보적 색채가 강한 인사들로 메워져있다. ‘통일의 꽃’ 임수경(21번) 방송위원회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과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출신인 진선미(5번) 변호사, 김기식(14번)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최민희(19번) 전 방송위 부위원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대거 원내에 진입한 것은 공천 과정에서 불었던 ‘정체성 강화’ 바람 탓이다. 합리ㆍ온건파로 분류된 관료출신 다수가 공천에서 탈락하게 된 것 역시 정체성을 공천 기준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용득 최고위원이 ‘한국노총 소외론’으로 당 지도부를 압박하면서 한국노총 출신 인사들 다수도 비례대표에 진출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좋았던 총선 전과 달리 총선에 패배했고 ‘무리한 좌클릭’이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강성 비례대표 의원들이 당으로선 오히려 골치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중정당’을 지향했던 민주당이 비례대표 인사들을 과도하게 진보적 색채의 인사들로 채운 것이 총선 패배 이후엔 오히려 ‘부메랑’이 돼 다가오는 셈이다.

실제로 이날 당선자 대회에선 중도를 끌어안아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당이 좀 더 폭넓게 지지를 받으려는 노력들, 기존 보수 진보 구도를 뛰어넘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고문과 친노 진영은 그동안 민주당의 좌클릭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문 고문이 정책 노선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한미FTA와 제주강정마을 등 현안 관리를 잘못했다. 선거 때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해선 중도층을 끌어안아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수권 정당이 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추상같은 경고를 준 것이다. 문호를 열고 과감한 인재영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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