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쉰살의 ML드라마
콜로라도의 제이미 모이어
80년만에 최고령투수 경신


세계에서 가장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150㎞의 강속구도, 20대의 팔팔한 나이도, 떡 벌어진 체격도 무시무시한 강타자들의 배트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지천명의 한 투수가 이런 통념을 깨뜨리며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할아버지 투수’ 제이미 모이어. 1962년 11월생으로 만 50세를 바라보고 있다. 모이어는 1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맞아 7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5-3 승리를 이끌었다. 49세 150일의 나이에 승리투수가 된 모이어는 1932년 다저스의 잭 퀸이 세웠던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령 승리 투수 기록(49세 70일)을 80년 만에 경신했다.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모이어의 승리 뿐만 아니라 그가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지키는 것 자체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모이어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것은 지난 1984년. 무려 28년전으로 현재 최고의 투수 중 한명으로 꼽히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가 태어나기 4년 전이다.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아지 기옌 현 플로리다 감독보다도 2살이 많다.

모이어가 놀라운 것은 나이때문만이 아니다. 130㎞를 넘을까 말까한 구속으로 버티는 힘도 경탄을 자아낸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살아남기 힘든 스피드지만, 모이어는 구석구석을 공 1개, 공 반개 차이로 찔러대는 ‘컴퓨터 제구력’으로 이를 극복한다.

또한 모이어는 팀의 간판스타라서, 인기스타라서 ‘인간문화재’로 예우를 받아 로스터에 들어간게 아니다. 아들뻘되는 선수들과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하게 경쟁했고, 살아남았다. 5선발도 힘들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보란 듯이 팀내 제2선발의 자리를 차지했다. 30개 구단에서 선발투수로 낙점된 선수들의 면면을 감안하면 기적에 가깝다.

모이어가 8개팀을 거치면서 661경기에 나서 거둔 성적은 268승 206패. 현역 선수중 승도, 패도 가장 많다. 모이어가 가는 길은 아무도 가지않았지만, 그의 발자욱은 하나 하나가 역사가 되고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진부한 금언이 모이어에게는 너무나 잘 들어맞는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투수. 그는 50세 모이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