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기자]스페인 걱정으로 어깨를 떨구었던 글로벌 증시가 미국 기업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며 힘을 되찾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술주 3인방 인텔과 IBM, 야후는 모두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인텔은 1분기 매출액 129억1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53센트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128억5000만 달러, 주당 50센트였다. 야후 역시 매출액 10억8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24센트로 시장 전망치인 10억6000만 달러, 17센트를 웃돌았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인텔이 제시한 2분기 매출액 평균치 136억 달러는 시장 추정치 134억5000만달러를 넘어선다. IBM은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기존 주당 2.41달러에서 2.78달러로 높였다. 기술주 실적이 개선되면서 최근 주가가 부진했던 애플도 이날 급반등에 성공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S&P500 기업의 예상초과 비율이 80%에 달했고, 이후 현재까지 70%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실적이 부진했던 작년 4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 지난 1월에 예상초과 비율이 40%대까지 하락했던 것과 대조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MSCI 미국지수의 580여개 기업 중 지난 2월말까지는 12개월 예상 이익추정치가 하향된 기업 수가 더 많았지만 3월부터는 상향된 기업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스페인 역시 금리는 높은 수준이지만 국채 입찰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문제가 됐던 PIGS 국가들의 경우 자금조달 비용의 상승이 문제가 아닌 자금조달 유무가 관건이었다. 또 국채 낙찰금리의 상승과 함께 응찰률이 상승했다는 점은 풍부한 유동성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살아있다는 점”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전일 스페인 국채 금리는 입찰시장에서의 낙찰금리 상승에도 18.3bp 하락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예상을 초과하는 실적은 글로벌 증시의 안전판 역할이 될 전망이다.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오는 19일 예정된 스페인 10년물 국채입찰을 지켜봐야 한다. 이어 무디스의 이탈리아ㆍ스페인 금융권의 등급조정, 국제통화기금(IMF) 증액여부 등이 유럽위기 완화를 결정할 변수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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