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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겹살 ‘무한사랑’ 때문에…
작년 삼겹·목살 수입 급증
안심·등심 등 비인기 부위
소비부진에 재고 적체 심화

구제역이후 수출길도 막혀
축산농가 생존기반 흔들
균형있는 소비 홍보 강화를



한국인들의 ‘애틋한’ 삼겹살 사랑으로 인한 부작용이 날로 커지고 있다.

늘어나는 삼겹살 수입으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축산농가의 생존기반이 흔들리고 전체 돼지고기의 수급과 가격 불균형도 심화되는 추세다. 삼겹살 편식을 줄이고 기타 부위에 대한 소비와 수출을 늘리는 것이 축산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자급률은 지난해 60.3%에 불과했다. 1년 전에 비해 무려 20.6%포인트가 낮아졌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민들이 먹은 돼지고기 중 40%는 외국에서 들여왔다는 이야기다.

자급률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삼겹살과 목살 등에 일부 부위에 대한 국민들의 편식 탓이 크다. 지난 한 해 국민들에게 공급된 삼겹살은 27만3000t이었지만 이 가운데 15만3000t은 수입산이었다. 삼겹살만 떼어놓고 보면 자급률은 44%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돼지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구제역으로 전체의 15% 이상이 살처분됐다 해도, 현재 돼지 사육두수는 885만마리(3월 1일 기준)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다. 

하지만 전체 돼지고기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6%에 불과한 삼겹살과 목살에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불필요한 수입이 늘고 전체 시장을 왜곡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이 적어 오히려 건강에 좋은 안심ㆍ등심ㆍ사태ㆍ뒷다리 등 ‘비인기 부위’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67.9%에 달하지만 소비 부진으로 매년 재고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그나마 해외로 수출됐지만 구제역 이후 수출길도 막힌 상태다.

재고 적체는 축산농가나 도매상, 일선 정육점에까지 보관 비용을 발생시키고 부담이 된다. 소비가 줄고 보관이 늘다 보니 품질이 저하되고 가격도 더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소비자들에게도 좋을 것은 없다. 김태성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정육점이나 도소매점들은 비인기 부위 재고부담의 최소화를 위해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에 삼겹살과 목살 등 선호 부위 가격을 높게 책정해 적정 이윤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삼겹살 선호가 돼지고기 시장의 가격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삼겹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도축두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도축량이 늘어날 경우 그만큼 비인기 부위의 재고 적체가 심각한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당국과 업계는 물론 국민들이 나서서 균형 있는 소비 확대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돈육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부위 간 수급불균형 문제를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면서 “저렴한 가격의 비선호 부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저지방 부위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적극 개발하는 동시에 지역별 맞춤전략을 통한 수출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승완 기자>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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