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꼬박 1년을 넘긴 가운데, 미국 법원이 양측의 CEO가 법정에서 직접 협상하도록 명령했다. 오는 6월 나올 판결을 앞두고 법원이 전격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합의를 향한 ‘최종 카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17일(현지시간) 법원 문서를 공개하고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협상에 응하겠다고 답해 양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협상에 나서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루시 고 담당판사는 “이번 협상은 법원 중재 아래 양측의 CEO와 최고법률책임자가 직접 법원에 출두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만나 협상을 하게 돼 그 어느 때보다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소송외 분쟁해결기구(ADR)를 통해 협상하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또한 이를 수용해 90일 이내로 협상 기간을 제한했다.
하지만 CEO급의 협상은 두 회사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 법원 명령에 의해 결정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특허 전문가 플로리언 뮐러는 “이번 합의 협상은 두 회사가 완전히 자발적으로 나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ADR를 통해 합의를 모색하라는 루시 고 판사의 명령에 의한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는 양사는 모두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ADR를 통해 협상을 했어도 합의에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구글과 오라클도 지난해 이와 유사한 법원의 명령을 받았으나 결국 지난 16일부터 또다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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