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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 잇단 美교포은행 인수 좌절 왜?
“주당 인수가격 올려달라”
하나, 새한뱅콥 인수 철회
대주주 간 입장차도 문제
한국계 은행 부정적 시각도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금융지주사들의 미국 교포은행 인수가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동시 다발적인 인수추진으로 몸값이 부쩍 오른데다 복잡한 지배구조 및 현지 법률 등은 물론 한국계 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미국 현지 교포은행인 새한뱅콥이 주당 인수가를 올려 달라고 요구해 계약을 철회했다.

하나금융은 앞서 지난 2008년 역시 미 동포은행인 커먼웰스비즈니스 은행을 인수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지난해 미국 LA한미은행 인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모두 미 교포은행에 대한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모두 막판에 불발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잇단 ‘러브콜’로 인한 몸값 상승이다.

지난 2월 하나금융이 새한뱅콥과 맺은 양해각서(MOU) 상 주당 인수가는 27센트(지분 51%)였다.

하지만 새한뱅콥은 하나금융 이외에 다른 지주사들도 관심을 보이자 이를 30센트 이상으로 인상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교포은행들의 복잡한 지배구조 및 현지법률도 인수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새한뱅콥 인수과정을 진두지휘했던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해 새한뱅콥 주주들이 일치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한뱅콥의 최대주주는 24.8%의 지분을 소유한 다함넷이며 지난 2010년 유상증자 이후 캐롤라인 최(9.82%), 김일영(5.21%), 한동수(3.51%) 등 여러 임원들이 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LA한미 은행 인수 시도는 현지 법률의 벽때문에 불발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 등급이 인수ㆍ합병(M&A) 승인 조건인 2등급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금융지주사에대한 현지의 시각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행장은 올 초 미국을 방문해 국내 은행의 교포 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한인 인사들에게 “점령군이 아니라 파트너가 되자는 것”이라며 “중국 및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하나금융의 좋은 시스템과 상품을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사들의 미국 진출 의지는 여전하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해외 지점을 현지 법인으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미 현지 상황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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