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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인 살해, 보시라이가 직접 지시했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충칭(重慶) 서기직에 이어 중앙정치국 위원직마저 박탈당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시 서기가 지난해 의문사를 당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의 살인을 직접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중국 사이트 보쉰(博迅)닷컴은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와 장샤오쥔(보시라이 집사)이 헤이우드 살인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보 서기가 타살을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11일 전했다.

보쉰은 보 전 서기 실각의 도화선이 된 왕리쥔(王力軍) 전 충칭 부시장의 미국 망명 시도 사실을 처음 알린 언론이다.

이에 따르면 보 서기의 집사인 장샤오쥔이 헤이우드 살해사건을 총지휘했고, 샤더량(夏德良) 전 충칭 난안(南岸)구 서기가 청산가리로 불리는 독극물 을 준비해 헤이우드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샤더량은 이미 이를 사실로 인정했으며, 충칭 부시장 승진을 위해 구카이라이에게 3000만위안의 뇌물을 준 사실도 자백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구카이라이는 충칭 시의 인사이동에 깊이 관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뇌물로 10억위안을 챙겼고, 8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해외로 빼돌렸다고 보쉰은 덧붙였다. 이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형과 같은 중형을 면키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보쉰은 또 보시라이 전 서기가 다롄(大連)과 충칭에서 발생한 6건의 사망사건에도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캐나다에 망명 중인 전 원후이바오 다롄 주재 기자 장웨이핑(姜維平)은 “보시라이-구카이라이 부부는 법치 관념이라고는 없는 사람들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개미 한마리 죽이는 것처럼 우습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보시라이 사건은 당초 권력 교체기를 앞두고 공산당 고위층의 권력 투쟁으로 해석됐으나 고위층 비리와 관련한 범죄 사건으로 방향이 급선회된 양상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보시라이 전 서기가 중앙정치국 위원직 마저 박탈당했다면서 그에 대한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고 11일 일제히 보도했다.

런민르바오는 “당 중앙의 처분은 사실에 부합한 결정이며 당의 순결성을 유지하고 법치주의 정신을 엄정하게 준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왕리쥔(王立軍) 사건은 국내외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 엄중한 정치사건이며 헤이우드 사망사건은 당과 국가 지도자의 가족과 주변인이 저지른 엄중한 형사사건”이라며 당과 국가의 사업에 손실을 입혔고 당과 국가의 이미지에도 큰 피해를 안겼다고 비난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1일 자카르타를 방문해 한 기자회견에서 헤이우드 피살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중국 네티즌들은 사진이나 간접 키워드 등을 통해 치열한 논쟁을 펼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보시라이 일가를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조직범죄 소탕작전과 서민주택 공급 등의 성과를 떠올리며 동정론도 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마오쩌둥 딸의 영어교사였던 유명 출판인인 훙황은 “왜 중국에서는 남성이 잘못하면 전부 여성 탓으로 돌리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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