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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집 사주고 과외 시켜주고…물량공세 부모는 ‘하수’
학습 자원인가 활용인가

자녀의 개성·공부 선호도 무시땐
아이를 수동적 학습자로 전락시켜

학교진도 맞춰 완성도 높이고
성과물 점검 등 능력 키워줘야

“지금까지는 학교 진도에 맞춰서 그냥 기출문제만 풀게 했거든요. 그런데 시험 점수 잘 나온 아이들 보면 역시나 선행학습을 했더라고요. 요즘은 학교 수업만 믿고 놔둘 수가 없네요. 자꾸 아이가 뒤처지는 것만 같아서요. 학원도 좀 보내야 할 것 같고, 전 과목 선행학습용 문제집으로 많은 문제를 풀어보게 해야 할 것 같아요.”(한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생활을 위해 자원이 있어야 하듯 공부도 다양한 학습자원을 필요로 한다. 학습자원에 대해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공부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자원을 무조건 풍부하게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물량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자녀의 공부가 점점 힘들어지지만 반대로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활용적 관점’에 서면 자녀의 학습 능력은 급속도로 살아난다.

▶활용 가능한 학습자원은?=학습자원은 ▷시간 자원 ▷선생님 자원 ▷교재 자원 ▷학습보조물  자원 ▷가족 및 또래(친구) 자원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시간 자원:물리적 시간이 아닌 공부할 수 있는 시간, 실제로 공부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시간당 공부 생산성’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면 주어진 시간 자원의 가치를 정할 수 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수업시간과 수업 이후 자습시간의 가치가 가장 높으므로 해당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선생님 자원:선생님 자원도 비중을 달리해야 한다. 학교 교사를 중심에 놓고 학원 등 다른 교사들은 보완ㆍ보충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 교사는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평가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 선생님 자원은 별개로 보지 말고 하나의 ‘세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학교 교사를 축으로 해 다른 교사를 필요에 따라 조합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학교 국어 교사의 수업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아이가 재미를 느끼는 국어 인터넷 강의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교재 자원:기본 교재 자원과 보충 교재 자원으로 나눌 수 있다. 기본 교재는 교과서나 참고서 중 적합한 것으로 선정하되 참고서의 경우 교과서를 잘 보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반면 배경지식을 쌓거나 문제풀이, 요약정리 등을 위한 보충 교재는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다. 많은 양을 확보하기보다 어떤 방식으로 제대로 활용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학습지나 교사가 나눠주는 프린트물도 교재 자원으로 보면 된다.

#학습보조물ㆍ가족 및 또래 자원:앞의 것은 노트, 메모장, 필기구, 플래너 등 학습하는 데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도구로, 자녀들이 필요로 하고, 사용하기 편한 것을 택하면 된다. 뒤의 것은 넓게 보면 ‘선생님 자원’이 되기도 하지만 교과목 외 정서적인 면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따로 구분된다. 친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실질적인 공부 도움을 받거나 학습 의욕을 고취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학교 진도 중심’의 학습자원 활용이 바람직=자원이 풍부하다고 공부가 저절로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자원을 잘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구성하는 핵심 능력이다. 따라서 자원을 잘 활용하도록 자녀를 도와주면 곧 자기주도력을 높여주는 셈이 된다. 학습의 성과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손실되지 않도록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원 활용의 중심은 학교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 진도를 중심으로 자원이 활용돼야 한다. 이것을 무시하면 이미 학교에서 배웠거나 배울 내용을 중복해서 공부하는 일이 발생한다. 학교 진도를 일찌감치 앞서가는 조기학습과 선행학습이 그 예다.

이들 학습은 학교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자습을 통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학교 수업 자원을 낭비하게 한다. 진도는 한 번 나가는 것으로 족하며, 자습을 통해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효과적인 학습자원 활용 돕는 부모가 진짜 고수=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학부모들은 자녀가 원하는 것 이상으로 자원을 지원해주려는 경향이 강하다. 자원 활용보다 자원 경쟁에 초점을 맞춘다. 수많은 자원을 낭비하면서 자녀의 공부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 채 말이다. 결국 자녀를 자원 활용에 능숙한 자발적 학습자로 만들기보다는 자원 의존적인 수동적 학습자로 전락시키고 만다.

자녀의 공부를 스마트하게 이끄는 부모는 꼭 필요한 자원이 아니면 결코 제공하지 않는다. 자녀에게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코치한다. 자원의 소중함을 깨닫고 매일 충실하게 학교 진도를 완성하는데 집중하게 한다.

시험을 본 후 철저한 분석을 통해 어떤 자원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학년별, 학기별로 공부한 성과물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정리하게 함으로써 학습자원 활용 능력을 키우도록 힘쓴다. 이렇게 해야 자원의 낭비를 막으면서 동시에 공부에 필요한 자원의 절대량까지 줄일 수 있다.

공동기획=비상에듀 도움말=비상교육공부연구소장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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