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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김양규> 객관성 실종된 변액연금 평가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의 변액연금 수익률 분석 결과를 두고 말이 많다. 심지어 생명보험 협회는 고발하겠다고 나선다. 업계가 이처럼 강경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금소연은 국내 22개 생보사가 판매한 60개 변액연금보험의 실효수익률을 분석해 보니 6개 상품을 빼고는 지난 10년간 평균 물가상승률(3.19%)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융상품은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 수익이다. 변액연금 대부분이 그랬다는 얘기다. 고객들은 꼭지가 돌 결과다. 게다가 금소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이번 조사를 했다. 공정위가 야심차게 시작한 컨슈머 리포트 작업의 일환이다. 국민들에게 주는 영향은 더 없이 크다.

사실이 그렇다면 보험사들은 무능력을 지탄받아 마땅하다. 결국 문제는 객관성이다. 결과가 믿을만하냐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듯하다.

금소연은 월납보험료 20만원(10년간 납입)을 기준으로 이중 계약체결비용 등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뺀 나머지 금액을 굴려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 상품별로 비교했다.

하지만 그 많은 상품들의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판매를 시작한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리가 좋을때, 증권 시황이 좋을때 판매를 시작한 상품과 하락기일때 내놓은 상품의 운용 수익률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펀드 운용에 들어가는 수수료 등 비용도 오래될수록 줄어든다. 10년된 펀드와 1년된 펀드의 수익률을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교보 우리아이변액연금의 경우 누적수익률이 40.6%이며 이를 10년으로 나눈 4.06%가 수익률로 발표됐다. 하지만 이 상품은 판매된지 두달밖에 안됐다. 기본적으로 금융상품을 신발이나 유모차와 같은 방법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험소비자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금소연의 노력은 환영할 만 하다. 하지만 객관성과 정확성이 담보되지 않은 노력은 없는 것만 못하다.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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