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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와의 전쟁’ 한달째…‘물가’가 이겼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빅3가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지난 2월 말부터 주요 생필품 가격을 낮춰 1년간 유지하는 상시 가격할인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8일부터 50개 생필품을 절반 가까이 가격을 낮춰 오는 6월까지 유지하는 행사에 들어갔다.

대형마트가 벌인 물가와의 전쟁은 지난 2월까지 부진했던 매출을 지난달 크게 끌어올릴 정도로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고물가로 인한 고충이 워낙 깊어 가계 시름이 여전하다는 상반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쇼핑객이 돌아온다” vs “물가안정 효과 약하다”= 대대적인 가격할인 전쟁 덕분에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3월 행사 상품의 매출이 행사 전에 비해 2~5배 신장했다. 행사 상품이 다른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 때문에 지난달 총매출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매출은 전점 대비 9.2%나 신장했다. 롯데마트에서도 1월과 2월 매출은 전년 대비 2.1% 신장했지만 3월엔 5.5%를 기록했다. 3월은 명절도 지난 후이고, 매출이 급성장할 만한 별다른 특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의 실적은 가격 행사 덕을 봤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물가안정 효과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주부 손모(31) 씨는 “대형마트에서 1년 내내 가격을 동결한다는 품목은 실제 몇 개 안되고, 대부분 매주 할인 품목이 바뀐다”며 “기존에 마트에서 하던 주말 행사와 크게 달라진 점을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이미 채소류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상태여서 가격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가락시장 도매가 기준으로 청양고추는 10㎏이 1년 새 3만2991원에서 9만1924원으로 179%나 치솟았다. 양배추는 8㎏이 6013원에서 8021원으로 33%, 마늘은 1㎏이 6850원에서 8150원으로 19%나 값이 뛰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30) 씨는 “이미 지난해부터 신선식품 가격이 몇백원씩 오르면서 올해 물가가 크게 부담이 됐는데, 대형마트 가격할인 행사는 지난해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대형마트 빅3의 가격인하 전쟁은 ‘진행형’= 3월에 이어 4월에도 대형마트 빅3의 가격전쟁은 진행형이다. 하지만 대형마트마다 소비자가 자주 찾는 생필품을 대상으로 가격행사를 하다보니 주요 생필품은 대부분 가격표가 비슷했다.

실제 고추장의 경우 이마트에서는 ‘순창 우리쌀찰고추장’(3㎏)이 1만4500원, 홈플러스에서는 ‘청정원의 우리쌀로 만든 찰고추장’(2㎏)이 9900원, 롯데마트에서는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2.4㎏)이 1만1500원이다.

라면은 대형마트마다 주력 품목이 다소 다르다. 이마트는 ‘삼양라면’(120g 20개)을 9700원에, ‘안성탕면’(125g 20개)을 1만48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삼양 수타면’(5개)을 2780원에서 2220원으로 값을 낮췄다. 우유는 마트의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기획됐다. ‘이마트 PL 우유’(2.3ℓ)가 4050원, 롯데마트의 ‘프라임엘 우유’는 흰우유 1ℓ와 칼슘우유 1ℓ를 묶은 기획제품이 3600원이다.

고등어는 이마트의 국산 생고등어가 980원, 홈플러스의 생물고등어(250g 안팎)가 1280원이다. 애호박은 이마트와 홈플러스에서 1480원으로 동일하다. 이마트는 ‘알찬란’(대란) 30개를 3480원에 팔고 있고, 홈플러스의 ‘신선대란’은 10개에 1300원이다.

배추 가격전쟁도 치열하다. 롯데마트는 11일까지 배추 7만6000포기를 확보하고 포기당 198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월동배추를 이보다 저렴한 1800원에 거래한다. 할인폭은 46%에 달한다. 배추 물량도 10만포기를 준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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