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치료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전거로 미국대륙 횡단에 나서는 한국 젊은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위스콘신 주립대 회계학과에 재학중인 이동훈(24)씨다.
이 행사는 비영리단체 ‘4K FOR CANCER’가 주관하는 것으로 이씨는 70일(5월27일~8월4일)동안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샌프란시스코주 금문교까지 총 7000㎞를 달려야 한다. 한반도를 7번 왕복하는 것과 맞먹는 거리다. 4500달러(약 508만원)란 거액의 모금액도 채워야 한다. 오로지 믿을 수 있는 건 자전거 한대와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두 다리.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뿐이다.
누가 봐도 고생문이 훤한 여정길이다. 하지만 이동훈씨는 “내가 언제 또 70일이란 긴 시간동안 남을 위해 헌신할수 있겠냐”면서 “너무 설레고 기다려진다”며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이씨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결정했다”면서 “암환자들과 고통을 함께 할 수 있고 암에 대한 경각심도 알릴수 있어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암은 그에게도 큰 고통이었다. 직접 암을 겪은 건 아니지만 6년 전 갑상선 암 판정을 받으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봤다. 이씨는 “어머니는 병마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데 아들인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건 고작 약을 챙겨드리는 것밖에 없었다”면서 “암환자의 고통과 비견될 순 없겠지만 자전거 횡단의 고통을 겪으면서 암환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씨를 포함해 총 30명으로 이뤄진 팀은 하루 최소 100㎞를 달려야 한다. 서울에서 충남 아산까지의 거리다. 교회와 학교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대도시에서 연설회 등을 통해 모금과 암 퇴치 활동도 벌인다. 이들이 최소 모금해야 하는 금액은 1인당 4500달러. 이렇게 모인 후원금은 암 연구, 암 환자 치료비 지원 등으로 100% 사용된다. 총 3팀(90명)이 참가한 올해 이 단체의 목표 모금액은 최소 50만달러(약5억 6400만원)에 달한다.
이씨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목표 모금액 달성은 물론 70일 간의 횡단 여정에서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면서 “매일 자전거 타는 거리를 40㎞에서 50㎞, 50㎞에서 60㎞로 늘려가면서 체력을 단련중이다. 암에 대한 전문지식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가족과 지인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씨에겐 큰 힘이 됐다. 위험한 도전에 반대할 법도 하지만 부모님은 그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좋은 일 한다”며 후원금을 보내주는 지인들도 많다. 이씨는 “군대 후임들, 부모님 친구분들, 학교 친구들 등 많은 이들이 도와줘 벌써 후원금이 3150달러나 모였다”면서 “부족한 금액은 직접 가정집을 돌며 행사 내용을 새긴 팔찌를 나눠주고 행사 취지를 설명해 모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래희망이 ‘교수’라는 이동훈 씨는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해줬던 은사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교수가 돼 미래 세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후원은 이메일(aceboy1012@hotmail.com)로 문의하면 된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