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지시 없애고 회의 간소화
정책 밀어붙이기와 측근 인사 등으로 교육청 안팎에서 ‘소통 부족’ 평가를 받아오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변화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교육감의 일방적인 지시사항을 대폭 줄여 직원 부담을 최소화하고, 직급별로 나눠 진행하던 회의를 통합해 실ㆍ국장 및 과장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곽 교육감 부임 당시 있었던 어색함과 문화적 충격 등이 조금씩 해소되는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일 복수의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시교육청 내부 업무 포털 사이트에서 교육감 특별 지시사항을 공지하던 게시판을 삭제할 것을 최근 지시했다. ‘교육감 특별 지시사항’ 게시판은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실ㆍ국장 회의에서 교육감 언급사항 중 주요 내용을 모아 전 직원에게 공지하는 기능을 해왔다. 교육감이 직접 언급한 사항인 만큼 내용의 경중과 상관없이 직원들에게 부담이 가해졌던 게 사실. 이 게시판은 역대 교육감 대대로 운영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3월부터 실ㆍ국장 회의에서 교육감 지시사항을 포털에 업데이트를 하지 않도록 했고, 3월 말 아예 게시판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교육감이 직원들의 업무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교육청 모 서기관은 “지난해에는 업무 파악 차원 등으로 특별지시사항이 많았다. 매주 평균 3~4건씩 올라왔다”며 “아무리 사소한 지시라도 직원들이 느끼는 부담이 컸는데 없어지니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별도 진행되던 실ㆍ국장회의와 과장회의도 최근 통합, 매주 두 차례씩 회의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회의를 위해 부서별 사무관과 주무관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여러 번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