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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尼 칼리만탄의 거목이 된 한국기업 코린도
1960년 벌목업체로 현지진출
서울의 1.5배 인공조림 조성
택벌로 환경파괴 최소화 노력
하루 수출 3억弗 기업 우뚝


[칼리만탄(인도네시아)=이권형 기자]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꼬박 2시간. 다시 먼지가 풀풀 날리는 임도(林道)를 따라 자동차로 3시간여를 달렸다. 사방이 밀림이다. 이곳이 바로 인도네시아 중부 칼리만탄에 자리한 한국 기업 코린도의 조림지다. 

이곳의 총 면적은 7만1648㏊, 서울 면적의 약 1.5배다. 어디가 끝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렵다. 이곳이 과연 인간이 만들어낸 숲일까. 경이로움마저 느껴진다. 조림지라기보다는 ‘숲의 제국’이다.

코린도가 이곳에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발상의 전환 덕분이었다. 코린도는 1960년대 말 벌목업체로 처음 인도네시아에 들어왔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는 나무를 보며 ‘앞으로는 천연림을 벌채하는 것이 힘들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됐다. 코린도는 다른 길을 택했다. 조림과 벌채를 병행하는 것이다. 1985년의 일이다. 코린도의 이 선택은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코린도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당시 세계 각국은 천연림의 고갈 때문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천연림 지역은 ‘아시아의 허파’로 인식되면서 그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지속 가능한 산림 개발을 위해서는 인공 조림이 유일한 돌파구였다.   

코린도의 클론 조림지. 나무들의 성장 속도가 균일한 점이 특징이다.


코린도는 우선 산림 개발 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파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택벌(擇伐)을 했다. 나무를 골라서 베어내 환경 훼손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다. 벌채를 끝낸 지역에는 복원 조림을 시작했다. 의무 조림과 별도로 천연 열대림 고갈에 대비, 인도네시아 동부 및 중부 칼리만탄에 약 11만㏊의 조림지를 확보했다. 이곳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나무를 심었다.

나무를 최적의 상태로 키우기 위한 연구ㆍ개발(R&D)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우수 종자를 개발하고, ‘클론 조림’ 연구에도 박차를 가했다. ‘클론’이란 한 개체(나무)로부터 무성적으로 번식시킨 동일한 집단으로, ‘클론 조림’은 우수한 클론을 이용해 우량 개체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임업이다.

코린도는 클론 조림을 2005년부터 본격화했다. 덕분에 50~60년 걸리던 벌목주기가 10~15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코린도가 심는 주요 수종은 건축재ㆍ가구재로 쓰이는 유칼립투스 플리타와 펄프용인 아카시아 망이엄. 이들 나무는 하루에 1~2㎝씩 자란다.   



코린도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목재를 원료로 4곳의 공장에서 연간 70만~80만㎥의 합판을 생산한다. 하루 수출 실적은 3억달러를 넘는다. 인도네시아 전체 합판 생산량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합판공장 외에도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한 시간거리에 있는 코린도의 또 다른 주력 공장인 제지공장에서는 연간 43만t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이 제지공장으로 코린도는 인도네시아 국내 신문용지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생산량의 70%를 미국 대만 인도 스리랑카 등에 수출하고 있다.

코린도의 또 하나의 성공 비결은 사회적 사업(CSR)이다. 자연을 훼손해 기업의 이익만을 챙기는 대부분의 기업과는 달리 코린도는 지역에 CSR 사업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2500㎞의 조림지 내 도로 외에도 300㎞의 도로를 개설해 현지인들이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조림지 내에 소 목장을 운영하면서 지역민의 크고 작은 행사에 소를 협찬하고 있다.

또한 코린도 총 직원의 99%를 차지하는 4000여명 현지인의 가족을 위해 학교ㆍ어린이집ㆍ마을회관 등을 지어주는 등 사원 복지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 밖에도 주변 마을까지 아우르기 위해 전기를 자가발전해 공급하고 수도관 설치와 이슬람사원을 지어주는 등 현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60여년의 벌목 사업을 벌이면서 “코린도 고홈(Go home)”이란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이유다. 외국 기업이 아닌 ‘사회투자에 성실한 자국 기업’으로 현지인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기업, 이것이 바로 코린도의 전략이다.

코린도는 그렇게 현지화에 성공한 한국 기업으로, 인도네시아 경제에 이바지하며 한국의 위상 또한 높여가는 기업으로 중단 없는 ‘성공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현재 코린도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다.

kwon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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