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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하이킥4’를 기대한다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러브라인을 질질 끌고간 데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의미있는 주제의식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정서가 지배하고 통쾌한 역습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적 삶을 생각하면 김병욱 PD의 시트콤은 밋밋하고 완전하지 않은 마무리가 더 현실적일 수 있다.

‘하이킥3’ 김병욱 PD는 시청자와 언론의 ‘감놔라 배놔라’식의 의견과 촉구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이에 휘둘리지 않는결말을 택했다. 마지막회에서 명문대인 명인대에 진학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기숙 학교로 들어가는 안종석(이종석 분)의 내레이션은 ‘하이킥3’를 관통하는 주제다.

“우리가 살면서 갖는 꿈들은 어쩌면 샴페인처럼 환상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별 것 아니거나, 끝내 도달할 수 없는(50만원짜리 샴페인이라는 환상조차도 가격이 싼 샴페인이었다) 내게는 (짝사랑해온) 김지원이나 명인대가 환상일지 모르겠다. 그래도 사람들은 환상이 있어 달린다.”


이를 통해서 보면 김병욱 PD는 그렇게 염세주의는 아니다. 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젊은이들에게, 그것이 비록 환상일지라도 그 꿈과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것만으로도 살만한 가치를 부여했으니까. 실패와 좌절은 별로 가진 것 없는 서민과 약자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기계적 삶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전교 1~4등 하는 우등생 김지원이 교실을 박차고 르완다로 가는 것으로 보여주었으니 진보적이기까지 하다.

‘하이킥3’가 전작들만큼 시청률을 올리지 못해 큰 관심을 끌게 하지는 못했다. 초반에 부각된 백진희와 김지원이 예상한 만큼 관심도가 살아나지 않아 ‘발랄엉뚱’ 박하선이 개인기를 맘껏 펼치는 올라운드플에이어로 활약했지만, 윤계상과 서지석, 이종석과 강승윤, 크리스탈은 캐릭터의 성장을 보이며 시청자들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하이킥3’의 에피소드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후반으로 가도 재미가 떨어지지 않았다. 마니아 시청자들은 ‘하이킥3’를 보지 않으면 뭔가 찜찜했다. 개인적으로 123회까지 한 회도 빠트리지 않고 보고 30일 ‘하이킥3’ 스페셜에서 내레이터 이적이 계단에서 꽈당 하고 넘어지는 장면까지 보게 만든 원동력이 ‘하이킥3’에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가될지는 모르지만 ‘하이킥4’도 기다려진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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