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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학교 체육
중학교 체육시간을 주당 1시간가량 늘리자는 교육과학기술부 권고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새학기 시작된 지 한 달이 됐지만 실행에 옮긴 학교는 서울시의 경우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0교시와 7교시를 활용한 산책을 체육 활동에 포함시키는 등 형식적 확대에 그친 곳이 대부분이다. 전북 등 일부 지방은 한 곳도 없다. 이 같은 혼선과 비협조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방침이 정해진 게 불과 개학 한 달 전이고, 새학기 수업 운영 계획을 거의 다 짠 시점이다. 당장 수업을 꾸려갈 교사를 구하는 것도 무리였을 것이다. 교육당국이 예산을 지원한다지만 일조일석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교육당국과 학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체육시간을 최대한 늘리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체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심신의 강건함은 물론 절제력과 단결심, 공정한 경쟁과 그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 등을 익히는 교육적 효과는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러나 대학입시에 치여 학업에 내몰리는 학생들은 정규 체육시간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서울 우신고 실험은 학교 체육의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학교는 따로 체육 수업시간을 늘리지 않고 학교장 주도로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을 80분으로 늘렸다.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 축구ㆍ농구 등 운동을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학급별 축구 리그전을 벌여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선수로 뛰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학생들은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친구 관계가 좋아진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 폭력과 왕따는 당연히 사라졌다. 학업에 지장을 줄 것이란 일부 교사와 학부모의 우려는 기우였다. 집중력이 더 높아져 오히려 성적이 올랐다.

학교 체육에 대한 인식이 절대 달라져야 한다. 교육부는 체육시간을 늘리라고 학교만 닦달할 게 아니라 교내 스포츠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체육학 전공자와 운동선수 출신 등을 활용해 일정 자격을 갖춘 체육지도자를 공급하고, 이들이 소신껏 활동할 수 있도록 고용을 보장해 줘야 한다. 대학입시 전형에 학교 스포츠 활동 내역을 포함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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