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선 1인자, 회장실에서는?
마이클 조던과 함께 미국프로농구(NBA)를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이끌었던 매직 존슨이 메이저리그의 명문팀 LA다저스의 구단주가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8일(한국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저스 구단이 20억달러(약 2조2700억원)에 팀을 존슨이 포함된 공동 투자단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저스가 팔렸고, 이를 인수한 인물이 존슨이라는 사실에 술렁이던 미국 스포츠는 이제 존슨이 경영자로서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하고 있다.
존슨에 앞서 조던은 지난 2010년 미국프로농구팀 샬럿을 2억7500만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인상적인 실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나마 조던은 평생을 바쳐온 분야인 프로농구팀의 구단주라는 점에서 큰 부담은 없다. 하지만 존슨은 다르다. LA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마케팅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수백, 수천억원을 다루는 구단을 책임질 능력이 있는지는 검증된 바 없다. 존슨은 전문 경영인들과 함께 공동 구단주 형태로 팀을 운영할 것으로 현지에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스타마케팅’의 일환으로 속칭 ‘바지사장’ 역할에 국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스타 선수출신이 구단 운영에서 획기적인 성공담을 남긴 경우는 거의 없다.
조던을 비롯해 스페인의 골프선수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스페인 축구 3부 리그팀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는 취미생활에 가깝다. 남미 프로축구 하부리그 팀을 사들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2년 노모 히데오 등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야구선수들이 독립리그팀을 인수한 배경도 사업적인 면보다는 후배 선수들의 미국 진출을 도우려는 후원 차원이므로, 그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스포츠스타들이 최고 경영자의 위치에서 수익을 내는 분야는, 전문적인 경영 지식과, 해당 종목의 구단간 복잡한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한 스포츠팀 운영보다는, 브랜드 사업이다.
잭 니클로스, 아놀드 파머, 어니 엘스, 닉 팔도, 아니카 소렌스탐 등은 와인을 출시해 재미를 보고 있으며, 골프장 설계로도 큰 돈을 만진다. 최고의 인기구단을, 최고의 스타가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존슨이 처음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존슨의 다저스’는 어떤 결과를 손에 쥐게 될까?
김성진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