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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CD제국 샤프의 침몰, 결국 생존해야 강한 기업
지금으로 부터 40여년 전 세계 최초로 휴대용 전자계산기와 LCD계산기를 출시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던 샤프전자. 한 때는 LCD산업의 강자로 우뚝 서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며 실적 악화를 거듭하던 끝에 최대주주 자리를 대만 혼하이 그룹에 내주게 됐다.

일각에선 혼하이와 손잡고 재기를 노린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자존심 강한 일본 기업이 100년 전통의 주인 자리를 내준 것 만으로도 최근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 전자업계의 또다른 단면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결국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리드하는 데 실패한 결과로 강한 기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해야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냉정한 교훈을 안겨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사진설명>LCD 기술의 원조라 불리던 샤프전자는 LCD의 불황과 최신 트렌드에 밀려 수익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기업창립 100년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콘, CMI로 유명한 대만 혼하이 그룹이 샤프전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의 약 10%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혼하이는 샤프와 소니의 패널 합작사 지분도 50% 가까이 확보하고 향후 이곳 패널 생산의 50%를 구매하기로 했다.

샤프전자가 혼하이에 ‘수혈’을 요청한 것은 막대한 규모의 수익악화 때문이다. 실제 샤프전자는 지난해 손실규모가 2900억엔(한화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D TVㆍ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 변화의 물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밀려 매출이 줄어든데다 엔고 등의 악재까지 겹친 것이 결정타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쿠다 다카시 샤프전자 신임대표(예정)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 엔고까지 겹쳐 비즈니스 파트너 협력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CD 출하량으로 보면 LG디스플레이가 27.9%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7.6%로 나란히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반면 샤프전자의 10세대 라인이 전 세계 중대형 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면적 기준으로 4%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는 폭스폰과 LCD 4위 업체 CMI를 보유하고 있는 혼하이가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샤프전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로 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애플이 조금씩 부품사를 교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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