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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품달’ 김수현, 평범한 스물다섯 청년의 이야기
전국의 여성들은 지금 한참 ‘수현 앓이’ 중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로맨틱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왕 이훤 역의 김수현은 요즘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고도 주위의 계속되는 러브콜에 그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기라니요, 아직 몸으로 느끼는 건 아니에요. 전에 비해 사인 부탁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전해 듣는 걸로만 조금이나마 짐작할 뿐입니다.”

시청률 40% 고지를 넘으며 ‘국민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작품에 출연한 배우가 보이는 조금은 겸손한 대답이었다.

봄비가 내리는 3월의 어느 날, 서울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본지와의 만남을 가진 김수현은 그동안의 촬영과 바쁜 스케줄로 인해 전에 비해 조금은 마른 듯한 모습이었지만, 전국의 여심을 앗아간 그 미소만은 여전했다.

“전 그냥 평범한 스물다섯 살 청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평범한 청년이 기어이 일을 내고야 말았다. 


# 첫 출연한 사극, 아역 배우들의 호평

‘해품달’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 아역 배우들의 분량이 많았다. 총 20부작의 작품에서 무려 5회 분 이상이나 출연했으니, 이는 시작 전부터 주위의 많은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그러한 걱정도 잠시, 첫 방송부터 전국 시청률 18%(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라는 놀랄 만한 기록을 세우면서 ‘국민 드라마’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제작발표회 때 예상 시청률에 대한 질문이 있었어요. 차례로 질문에 답하는데 시청률을 점점 높게 부르더라고요. 하필 제 차례는 가장 마지막이었어요. 35%까지 나왔는데 차마 40%는 부르지 못했어요. 그래서 36%라고 대답했어요.”

높아가는 인기와 아역 배우들의 호연, 더불어 커져만 가는 성인 배우들과 싱크로에 대한 우려. 김수현을 비롯한 한가인, 정일우 등 성인 배우들의 열연은 그 모든 걱정을 잠재웠다.

“아역 배우들이 너무 잘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오히려 부담감은 사극을 처음 도전한다는 것이었고, 분량이 많은 주인공을 맡았다는 점이었어요. (여)진구가 많은 힘이 됐죠. 덕분에 하려고 했던 연기에 확신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됐었죠.”

김수현은 이미 ‘해품달’을 시작 했을 때부터 일국의 왕다운 배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 김수현에게 있어 ‘해품달’ 이란?

김수현에게 있어 ‘해품달’은 연기를 하면 할수록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그는 선배 연기자들의 가르침과 관심 속에 다소 고된 촬영 스케줄도 이겨낼 수 있었다.

“훤을 연기하는데 있어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었는데 가인 누나를 비롯한 여러 선배님들에게 힘을 많이 얻었고 그만큼 더 의지했던 것 같아요. 특히 형선 역으로 항상 같이 했던 정은표 선배님이 큰 힘이 돼주셨어요. 같이 호흡하고 연기할 때마다 ‘내가 굉장히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할 정도로요.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순간 정은표 선배님과 눈이 마주쳤어요.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눈물부터 나더라고요. 정말 많이 울었어요. 기분 좋은 울음이었어요.”

“가인 누나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처음엔 조금 서먹했지만 촬영을 거듭할수록 가까워지고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또 작품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의지하기도 했어요.”

작품이 끝난 지 한참이 됐는데도 이들의 정은 끈끈했다. 이러한 정(情)만큼이나 정은표는 올해 출산을 앞둔 셋째 아이의 이름을 아들 지웅이의 앞글자 ‘지’와 ‘해품달’ 이훤의 ‘훤’자를 합쳐 지훤으로 지어뒀다고 전해졌다.

“저에게 있어 ‘해품달’은 정말 의미가 남다른 작품입니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김수현에게 있어, 팬들에게 있어 ‘해품달’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


# ‘해품달’ 쉽지만은 않았다

‘해품달’은 추위와 체력과의 싸움이었다. 산 속 촬영과 밤낮으로 이어지는 촬영은 배우들을 비롯한 스태프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해품달’을 하기 전까지 운동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니까 근육도 빠지고 덩달아 살까지 빠져서 어떻게 버틸까 하는 생각뿐이었어요. 밤낮으로 촬영하다 보니까 졸리기도 하고 배도 고팠고요. 그때 현장에 있는 10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보였어요.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막상 같이 고생한다고 여기니 어쩌면 ‘이것도 추억이 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또 같이 촬영한 배우들과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어서 힘이 됐던 것 같아요. 덕분에 스태프들과 여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도 아직 저에게 왕 역할은 버거운 것 같아요.”(웃음)

김수현에게 있어 ‘해품달’은 쉽지 않았던 만큼 값진 선물을 안겨줬다.

# 과거와 미래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연극, 거기에서 느낀 연기의 매력은 오늘의 김수현을 만들었다.

“연기를 처음 배우게 된 것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그 전까지 원하는 장래희망이 없었고 부모님은 그런 저에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죠. 그렇게 시작한 연기를 하면서 성격이 많이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하게 됐어요. 주변에 관심도 많아져 사람들과 원활하게 지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내가 변해가는구나’ 하는 생각과 무대 위에서 느끼는 멍하고 얼떨떨한 그런 좋은 기분에 매력을 느꼈어요. 희열이라고 하나요? 아직도 그 기분을 자꾸 느끼고 싶어요.”

김수현에게 있어 시작은 그의 뜻이 아니었지만, 앞으로 남겨진 미래는 그의 몫이다.

“2012년이 되면서 가장 간절하게 바랐던 것이 ‘해품달’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바람대로 ‘해품달’이 잘 됐으니, 올 7월 개봉을 앞둔 ‘도둑들’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욕심이 너무 많았나요? 하하”

“앞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평생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목표가 있다면 모든 관객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해품달’을 통해서 부족한 점도 많이 알았고 많은 숙제가 남았지만, 하루빨리 해결하고 연습해서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해품달’이 한창 진행 중일 때 김수현의 집 텔레비전에는 그의 모습이 나오곤 했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는 촬영을 나가는 아들에게 “다녀오십시오 전하”라고 할 정도로 그의 팬임을 자처했다고 한다.

안과 밖, 어디에서나 사랑받는 배우 김수현. 자신은 그저 평범한 청년이라고 하지만, ‘해품달’을 통해 전 국민의 마음을 훔친 대담함으로, 앞으로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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