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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도호…리움에 아름다운 집을 짓다, 공간들이 대화한다
서도호(Do Ho Suh)는 1년의 365일 중 350일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작업하는 ‘유목민형 작가’다.
주로 런던과 뉴욕에 거주하며 서울 베를린 도쿄 등 지구촌을 누비는 그는 그래서일까, 늘 ‘집’을 탐구해왔다. 개인이 가지는 최소한의 공간이자, 문화와 문화, 안과 밖 등 상이한 것들의 관계맺음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의 의미가 그에겐 더욱 각별하다.

서울 한남동의 삼성미술관 Leeum(리움)에서 지난 22일 개막된 서도호 작품전의 주제도 ‘집’이다. 전시제목 역시 ‘집 속의 집’으로 달았다. 참고로 Leeum이 개관 이래 한국작가 개인전을 여는 것은 백남준 이후 서도호가 처음이다. 서도호의 작가적 위상과 비중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이번에 서도호는 Leeum 내부에 여러 채의 ‘집’을 지었다. 건축가 렘 쿨하스가 Leeum에 만든 그라운드갤러리와 ’블랙박스’라는 특별한 집 속에, 서도호는 ‘서도호식 집’을 만들어넣으며 ‘집 속의 집’이란 개념을 흥미롭게 구현했다. 



이로써 Leeum은 서도호의 집들이 새롭게 자리잡은 장소가 됐고, 그 집들을 감싸는 거대한 ‘옷’이 됐다. 각기 다른 시간을 작가와 보낸 ‘한옥’ ‘뉴욕 집’ ‘베를린 집’이 Leeum이라는 한 공간에 전시됨으로써 작가가 경험한 과거의 시간들은 오늘의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과거와 현재, 자아와 타자가 공존하고 교차하는 그의 집은 이제 서도호만의 집이 아니다.

사진제공= Leeum


작가의 ‘떠도는 집’들은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또 스스로를 성찰하는 제의적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 서도호는 보다 많은 이들이 그 집 속으로 걸어들어와 함께 여정을 펼치길 희망하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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