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11명중 9명 재공천
지역 부동층 대거 흡수 기대
새누리, 朴風 갈수록 위력
민주, 야권연대 지지율 상승
[대전ㆍ청주=양대근ㆍ정진영ㆍ서지혜 기자]충청도는 ‘대권(大權)’으로 가는 관문으로 통한다. 1987년 직선제로 전환 이후 충청도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두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래서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킹메이커’가 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열린다. 그만큼 ‘중원’을 얻기 위한 대선주자들의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실질적으로 충청권 ‘맹주’ 노릇을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이 가세하며 한층 열기가 더해졌다.
새누리당은 충청권에서 제3당에 처져 있지만 ‘박근혜 효과’에 기대고 있다. 전체 25개 의석 중(세종시 포함) 현역의원은 단 3명에 불과하다. 현 정부 들어 세종시와 과학벨트 논란이 이어지며 이명박 정권에 대한 여론은 무척이나 싸늘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고 박 위원장이 이 대통령에게 맞서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다는 점도 지역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은 “전체적으로는 박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지지가 높고 지지 강도도 강하다. 어지간한 변화에도 (지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충청권 여당’인 선진당을 넘어 호시탐탐 제1당을 노리고 있다. 조선일보ㆍ미디어리서치가 지난 3일 조사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새누리당(32.2%)과 야권연대 후보(44.7%)의 격차가 12.5%포인트 차이로 벌어지며 이 같은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최근 잇따른 공천잡음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지난 19일 세종시에 이해찬 전 총리를 투입하는 초강수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오제세 충북도당위원장은 “종반으로 갈수록 개별적인 인물론보다는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권심판 내지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에 대해 도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선진당은 두 당의 거센 도전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역의원 11명 중 9명을 재공천하며 수성 의지를 다졌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18대 만큼 압도적인 승리는 못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전 대덕구에 이현 변호사를 투입한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인재 영입도 없었고 이상민ㆍ김창수ㆍ이용희 의원의 연이은 탈당으로 당 내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권선택 대전시당위원장은 “위기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도 “충청권 정당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여전히 높고 부동층에서도 지역정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대답했다.
충청권 최대 격전지로는 세종시와 청주 상당구가 손꼽힌다. 세종시는 이 전 총리가 전격 투입되면서 ‘대선 전초전’으로 불릴 만큼 위상이 격상됐다. ‘터줏대감’ 심대평 선진당 대표와 ‘박근혜 지원’을 등에 업은 신진 새누리당 후보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청주 상당구는 충북도지사 출신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와 현역 국회부의장인 홍재형 민주당 의원이 맞붙는다. 전형적인 인물 선거로 평가받는 이곳은 초반부터 상대방 후보 이력을 문제삼는 등 화력전이 뜨겁다.
그 밖에 친박계 좌장 중 한 명인 5선 강창희 새누리당 후보와 지역구 3선을 노리는 권선택 선진당 의원이 맞붙는 대전 중구와 안정을 내세운 5선 이인제 선진당 의원과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종민 민주당 후보가 겨루는 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도 빼놓을 수 없는 격전지다.
무엇보다 충청권 표심은 뚜껑을 열기 전까지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오리무중(五里霧中)’지역으로 유명하다.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온 바 있다.
대전에서 만난 이연화(42ㆍ커피전문점)씨는 “여기 민심은 여기 사람들도 잘 모른다.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의 한종구(74)씨는 “지난 도지사선거에서 이시종 충북지사가 승리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됐는가? 이번에도 선거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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