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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왕’ 신세경-유아인, 카리스마에 묻힌 이제훈 ‘어색한 연기’
SBS 새 월화극 ‘패션왕’(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이명우)에 배우 신세경이 섬세한 표정연기와 유아인이 능청스런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은 가운데 이제훈의 경직된 연기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3월 20일 방송된 ‘패션왕’에서는 주연 배우들인 세 사람, 영걸(유아인 분) 가영(신세경 분) 재혁(이제훈 분) 등이 미국이란 공간 안에 오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영걸이 탄 원양어선의 선원들은 갑판장에게 앙심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영걸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펼쳐졌다. 그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에도 능청스럽고 뻔뻔한 모습과 순간, 순간 발휘되는 기지로 위기를 벗어났다.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 도착한 영걸은 누추한 행색으로 아무도 없는 황야를 헤맨다. 하지만 선상 반란의 주동자로 지목 당하고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한다. 이 과정에서 유아인의 열연이 빛났다.

강영걸은 겁 없고, 단순하며 본능적인 욕구에 충실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슴 깊숙이 가족 간 불화에 대한 아픔을 담고 살아간다. 유아인은 이런 영걸이란 캐릭터를 맡아 자기 옷처럼 딱 맞는 모습으로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아울러 신세경 역시 전형적인 캔디형 인물 이가영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그는 어수룩하면서도 당찬 구석이 있는 이가영 에 완벽히 몰입했다. 특히 그동안 작품에서 선보인 청순한 이미지를 벗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청순하고 수동적인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신세경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가영의 모습으로 색다른 연기 변신을 꾀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회에서 가영은 힘들게 파슨스 학교에 도착했지만 조마담(장미희 분)의 계략으로 학교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어 그는 막막한 마음에 과거 조부띠끄에서 마주친 재혁이 사업 차 파슨스 학교와 제휴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찾아 가 도움을 요청했다.

신세경은 막막한 상황에 처한 가영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단박에 이해시켰다.

반면 이들과 호흡을 이뤘던 이제훈의 연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극중 정재혁은 부유한 가정 속에 자란 인물. 남 부럽지 않게 자란 탓에 이기적이고 거만한데다 상대의 나이, 직책을 가리지 않고 불손한 행동을 하는 건방남. 따라서 이를 연기하는 이제훈은 상당한 내공이 요구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제훈은 정재혁의 모습을 강하게만 표현했다. 특히 그는 주변인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신에서 불안한 대사톤과 지나치게 경직된 표정연기는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과연 재혁이란 캐릭터가 이제훈에게 있어 잘 맞는 옷인지를 생각케 했다. 혹시 자신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최준용 이슈팀기자/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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