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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진모 “난 뚝배기 같은 배우..내 매력 10분의 1밖에 못 보여줘..”(인터뷰)
작품을 할 때마다 연기력은 더 깊어지고, 작품 수가 늘어날 때마다 대중에게 더 큰 신뢰감을 준다면,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까. 영화 ‘미녀는 괴로워’ ‘쌍화점’ ‘무적자’에 출연하며, 흥행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우. 바로 남자다움과 선 굵은 연기력의 대명사 배우 주진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최근 개봉된 영화 ‘가비’에서 러시아 벌판을 거침없이 누비는 마성적 매력과 동시에 오직 한 여자만을 위해 살아가는 일리치란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일리치는 주진모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특유의 진정성과 남성적 매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겨울답지 않은 따사로운 햇살이 비친 오후, 종로구 삼청동 소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진모는 영화처럼 마초적이고 강인한 면모를 숨김없이 내뿜었다. 기자를 보고 시원스럽게 미소짓는 그의 얼굴에선 에소프레소 커피의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또 특유의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는 캐러멜 마키야또 같이 달콤하고 감미로웠다.



“이제껏 같이 일한 감독님들이 저에게 ‘남성적인 목소리와 강인한 인상, 너무나도 남자들이 바라는 모습을 갖고 있다’고 말씀들을 해주셨어요. 하지만 때론 여자이상으로 세심하고 여린 부분이 많다고들 하세요. 뭐랄까. 깊이 있는 진지함, 그 속에 감성적인 부분들이 말이죠. 제 입장에선 뿌듯한 말씀들이에요. 최대한 이런 장점들을 배우 입장에서 잘 살려야겠다고 생각해요.”

서두에도 언급했듯, 주진모는 ‘미녀는 괴로워’ ‘쌍화점’ ‘무적자’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자기만의 색깔을 구축해왔다. 이른바 ‘멋있는 역할만 한다’라는 주변의 평가에 대해 그의 생각은 어떨까.



“극중 배역과 실제 성격이 똑같았다면, 그렇게 딱딱하게 연기하지 않았겠죠. 저는 실제론 되게 유쾌하고, 밝거든요. 이제껏 연기한 작품들을 통해 멋있긴 하지만 뭔가, 비현실적이고 선 밖에 인물들을 주로 소화했다면, 이젠 조금 더 인간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예를들면 ‘미녀는 괴로워’에서 제가 맡았던 역할 같은거죠. 그땐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거든요.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인물도 그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하하.”

지난 1999년 영화 ‘댄스댄스’로 데뷔 한 주진모.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역할 등을 소화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제 어느덧 데뷔 13년차 배우 주진모에 있어 또 다른 욕심은 없을까. 아직 공개하지 못한 그의 매력에 대해 물어봤다.

“저는 제 매력을 아직까지 10분의 1밖에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제 모든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남죠. 여태껏 맡아왔던 역할들이 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은 캐릭터였기에 주변 지인들에게 항상 얘기하죠. ‘나도 이미지 바꿀 수 있다’라고요. 뭔가 대중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역할과 작품을 하고 싶어요. 제 이미지와 사뭇 다른 새로운 매력을 보일 수 있는 그런 캐릭터 말이죠. 저도 개그적인 면과 악역다운 역할, 감정적인 면을 부각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다 소화할 수 있어요. 배우는 자신감이 중요하거든요. 언제든 새로운 매력을 보일 수 있게 다 준비돼 있습니다.”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함을 느끼고 불안감이 사라진다는 주진모. 그는 “배우의 가치는, 현장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난다”고 말했다. 대개들 스타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라고 말하곤 한다. 주진모 역시 “관객들이 저의 연기에 대해 ‘인상 깊었다’고 말해줄 때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고 공감했다. 한마디로 관객들의 외면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는 뜻이다.

“요즘 세대들은 뭔가 빨리 보여줘야 하는 조급증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아날로그 방식이죠. 천천히 뜨겁게 될 때 까지 달궈, 그 뜨거움이 오래가는 뚝배기 같은 것이요. 배우는 기초공사를 잘해야 된다고 느껴요. 그만큼 금방 식고 싶진 않아요. 안정된 연기력을 대중에게 인정받아, ‘아! 이 배우가 나오는 작품이라면 볼만해’라는 얘기가 나올 때까지 노력해야죠. 하하.”

주진모는 인터뷰 끝자락에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각오를 전했다.

“많은 분들이 항상 저에게 ‘왜 다른 배우들처럼, 자주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뭔가 반갑다 싶으면 쏙 들어가냐’라고 말씀하세요. 저도 상당히 안타까워요. 이제는 기회가 된다면 얼굴을 자주 비춰서 대중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서려고 해요. 하하.”


최준용 이슈팀기자/ issue@, 사진=백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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