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우리 사회 최대 화두지만 보편적 복지와 망국론 사이에서 좌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육아와 교육, 노인, 보건 등 복지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재정부담이 걸림돌이다. 더욱 큰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없어 갈등과 불화를 깔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의 비전, 모델이 없이 인기 위주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탓이다.

일본 경제학자 기타오카 다카요시가 써낸 ‘복지강국 스웨덴, 경쟁력의 비밀’은 이상적인 복지 모델로 알려진 스웨덴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과 한계를 깨닫게 해준다.

저자가 스웨덴 복지 모델을 보는 눈은 역사적 관점이다. 출발은 2차세계대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스웨덴은 전쟁 후 유럽 각국의 부흥 수요 덕에 고도 성장을 구가한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취업촉진책이 나오면서 전통적 가족의 붕괴와 함께 엄청난 사회구조적 변화를 겪는다. 자살률, 이혼율이 높은 나라라는 오명은 이때 나온다.

사회민주당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집’ 이념을 들고 나온다. 국가 자체가 ‘하나의 가정’으로, 가족 구성원인 국민은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는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오늘날 스웨덴 모델이라 불리는 국가의 비전이 탄생했다. 자녀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단계에서 개인의 문제에 개입해 돌본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이런 ‘국민의 집’ 개념이 스웨덴 기업들에 어떻게 적용돼 글로벌 경쟁력으로 작용하는지 세계적인 패스트 패션인 H&M과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를 통해 보여준다.

H&M의 콘셉트는 모든 고객의 개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풍부한 상품을 구비하는 것. 이케아는 개성과 품질 보장을 통한 누구나 평등한 사회, 스웨덴의 가치를 전파한다.

저자가 꼽는 스웨덴 복지 모델의 경쟁력은 국민의 신뢰다. 복지를 경쟁력 차원으로 끌어올린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