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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열여덟, 열아홉’의 유연석 “내가 듣고 싶은 수식어는 배우다”
배우 유연석은 지치지 않는 복서 같은 연기자다. 실제로도 권투를 좋아한다는 그는 내면의 허기를 채워가기 위해 고민하고, 험난한 경험도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 ‘열여덟, 열아홉’은 이란성 쌍둥이 호야(유연석 분)와 서야(백진희 분)가 세상과 마주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유연석은 호야 역할을 맡아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혼란과 갈등을 겪는 유약한 인물을 연기했다.

대부분의 남자배우라면 악당들에게 ‘돌려차기’를 멋지게 날리는 마초향기 짙은 배역을 연기하길 원한다. 하지만 유연석의 선택은 좀 달랐다.

“주변에서는 왜 그런 찌질한 역할을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나는 호야라는 인물을 보고 마음에 동정심이 일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마초적인 역할보다 여린 내면을 가진 인물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호야를 선택하게 됐다.”



유연석은 이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동경에 대한 계기를 이야기했다.

“대학을 다니며 처음 연극을 했을 때다. 나는 정신지체를 앓는 앵벌이 역할을 맡았고,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성실히 고민하며 연기했다. 연극이 끝나자 관객들은 눈물을 쏟으며 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때를 잊을 수 없다.”

그는 영화 ‘열여덞, 열아홉’의 호야라는 인물도 열심히 연구했다.
호야는 자신의 고민과 아픔을 권투로 승화시키는 인물이다. 유연석은 권투를 열심히 배우다보니 잘하게 되고 좋아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가 영화 속 링 위에서 휘청거리는 연기는 단연 일품이다.

“일주일동안 3시간씩 자며 권투장면을 찍어서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씬은 감독님이 제안해 5라운드 경기를 합을 짜지 않고 연기한 거다. 어른이 되어가는 호야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장면이다.”

그는 배우 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어 행복다고 느끼고 있지만 자신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못내 아쉬워했다. 책과 여행을 좋아하지만 시간은 넉넉하지 못하다. 가끔 걸려오는 고향 친구의 전화와 어머니의 헌신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진주에서 자랐다. 고향친구들은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한다. 친구들이 나를 더욱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항상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내가 원했던 배우가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께서는 지금도 진주와 서울을 오가며 나를 뒷바라지 해주고 계신다. 표현한 적은 없지만 부모님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유연석은 몸이 아프다면 그 고통으로 아픈 사람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수식어는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평생 배우의 삶을 살고 싶다. 그런 점에서 이순재 선생님은 정말 존경스럽다. 아플 때 아픈 사람의 연기를 하고 싶은 것처럼 나의 삶이 연기의 일환이 되길 바란다.”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 같은, 관객이 많이 찾을 것 같은 작품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하다 보니 지금처럼 바쁘게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꾸준히 고민하며 내가 원하는 연기를 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원하는 나의 꿈이다.”

끝으로 29살의 배우 유연석은 본지를 통해 자신을 지켜봐주는 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될테니 주목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와 같이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분들에게는 후회 없는 2012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슈팀 속보팀/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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