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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유학생들 “우리도 씻어요”…한국인 편견에 ‘反韓의 싹’
-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시대…한국생활 불편한 점 들어보니


#1.물가가 너무 비싸다. 건강보험은 너무 비싸고 환급은 너무 느리다.(아주대 교환학생 모함마드 제비키 씨)

#2.원어강의랬는데 수업자료만 영어고 강의는 한국어로 진행돼 당황스러웠다.(고대 국제대학원생 에바 마리 왕 씨)

#3.한국에서 취업하고 싶은데 정보 얻을 곳도, 도움 받을 사람도 없다.(한서대 유학생 리마흐 수베디 씨)

#4. 왜 중국, 베트남, 몽골 사람들은 ‘안 씻는다’ ‘더럽다’ 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조선대 유학생 A씨 )

#5. 기숙사에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도 없다. 음식도 마찬가지다.(서강대 유학생 사무엘 오크예레 씨)

몽골 유학생 A씨. 그는 학교 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할때면 구석 빈자리를 찾는다. 한국 학생들의 눈길이 영따갑기 때문이다. A씨는 "‘얼마전에도 외국 학생인가봐 안씻고 다니는 모양이지’라는 여학생의 빈정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유학을 중단하고 몽골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시대. 이제는 대학 캠퍼스를 걷는 외국인 학생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은 여전히 한국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내 대학들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3일 주한유학생협의회(KISSA)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들이 꼽은 ‘한국에서 생활하기 가장 불편한 점’ 1위는 ‘높은 생활비 부담’(33%)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열악한 주거환경’(14%)과 ‘비싼 의료보험’(14%)이, 3위는 ‘복잡한 휴대폰 등록절차’(12%)가 차지했다. 기타(2%) 의견으로는 ‘수업의 다양성과 원어강의 부족’ ‘생활 및 취업 정보 부족’ 등이 포함됐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11월 한 달간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유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국회에서 열린 ‘외국인유학생 정책발전 대토론회’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성토장이 됐다. 고려대 국제대학원생인 에바 마리 왕(필리핀)씨는 “학교에서 영어수업을 30%까지 늘린다고 하더니 수업자료만 영문일뿐, 설명은 한국어로 하더라”면서 “교수님의 과제도 불만이다. 1년간 한국어 수업을 마친 학생에게 한글과 영어로 된 과제를 제출하라는 요구도 있었다”며 항변했다. 이외 ‘부족한 기숙사’ ‘장학금 지급 지연’ ‘비싼 유학생 의료 보험’ ‘교수와의 갈등 및 표준없는 연구태도’ ‘한국 생활 및 취업에 관한 정보 부재’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화 차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서강대 재학중인 사무엘 오크예레(가나) 씨는 “현재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 기도실도 없고 음식도 전혀 무슬림을 고려하지 않고 나온다”며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사회의 경제력 중심의 국적 차별 행태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조선대 유학생인 A(중국)씨는 “한국 사람들은 왜 중국인을 ‘더럽다’ ‘안 씻는다’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이는 베트남이나 몽골 등에서 온 친구들도 갖고 있는 고민이다. ‘중국산’은 모두 ‘나쁜 것’이란 이미지는 특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인 유학생인 장레이성 (26)씨는 “중국 친구들 중에 반한감정을 갖고 모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전홍철 우석대 유통통상학부 교수는 “국내거주 외국인 유학생 74%가 중국인인데 이들이 반한감정을 갖게 되는 건 외국인 유학생을 확대하려는 한국 입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면서 “최근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향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증가하는 반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이들은 줄고 있다.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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