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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출 수 없는 클릭맛 ‘웹툰 르네상스’

1세대 강풀 3040까지 독자층 넓혀
원소스 멀티유즈 대표 콘텐츠로

2세대 기안84의 ‘패션왕’
신발 디자인 제휴 등 새 협업모델 제시

탭툰·스마툰·브랜드툰도 등장
또다른 수입원 역할 기대


요즘 제일 잘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인기리에 연재 중인 웹툰(Webtoon: web과 cartoon의 합성어) ‘패션왕’ 의 주인공들이다. 우기명을 비롯해 박혜진, 김원호, 곽은진, 김남정 등 만화 속 인물들이 최근 유명 온라인 쇼핑몰의 패션모델로 발탁됐다. 실존 인물이 아닌 웹툰 주인공들이 ‘노스페이스’와 ‘교복’, 그 이상의 패션을 꿈꾸는 10대들의 욕망을 대변하게 된 셈. 가히 ‘웹툰의 반란’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의 대표= 웹으로 건너온 만화가 다양한 ‘플랫폼’ 의 발달과 함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책,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넘어 패션과의 협업까지 그 분야가 무궁무진하게 확대되고 있다. 

영화와 연극으로 제작된 ‘순정만화’가 인기작가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사실은 웹툰을 즐겨보지 않는 사람도 알 정도로 유명하며, 같은 작가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역시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윤태호의 ‘이끼’도 영화로 제작돼 큰 성공을 거뒀고, 하일권의 ‘삼봉이발소’는 연극으로 재탄생돼 높은 인기를 얻었다.

최근엔 10~2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 기안84의 ‘패션왕’ 이 있다. 곧 드라마로도 만나볼 수 있는 이 웹툰은 패션계까지 진출했다. 11번가의 모델뿐만 아니라, 패션브랜드 ‘컨버스’가 ‘패션왕’과 디자인 제휴한 상품을 내놓았고, 기안84는 팬클럽까지 거느리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의 주연배우를 그림으로 그린 캐릭터 컷으로 화제가 됐다. 


▶웹툰 작가, 강풀부터 기안84까지= 웹툰이 요즘처럼 전성기를 맞는 과정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60~70년대는 만화방, 80~90년대는 단행본 출간이 신진 만화작가들의 등용문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말 IMF 시절을 겪으며, 수많은 주ㆍ월간 만화잡지들이 사라지며 그 문이 좁아졌다. 이에 많은 작가들이 2000년대부터 인터넷에 직접 본인의 만화를 스캔해서 올리기 시작한 게 웹툰의 출발이다. 이들이 웹툰작가 0세대인 셈이다.

이후, 만화 독자들이 인터넷 환경에 걸맞은 만화를 찾게 되자, 강풀 등 웹으로 보기 편한 웹툰을 그리는 작가들이 등장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겨보던 ‘종이 맛’이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 수직으로 보는 ‘클릭 맛’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웹툰이고 강풀은 대표적인 1세대 작가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만화를 보고 자란 사람도, 부모가 되면 자식들에게 만화를 못 보게 하는 게 우리 문화였다. 웹툰 1세대의 활약으로 만화 향유계층이 30~40대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패션왕’으로 유명세를 얻은 기안84는 2세대 웹툰 작가로 분류된다. 드라마, 영화에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성공작을 강풀이 만들었다고 한다면, 기안84는 새로운 협업 모델을 확장해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한 교수는 “‘패션왕’ 이후 웹툰은 기획 단계부터 음악ㆍ영화ㆍ패션 등 다양한 분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방향으로 진일보하고 있다”고 평했다.

▶탭툰ㆍ스마툰ㆍ노트툰ㆍ브랜드툰…웹툰의 미래= 웹툰의 주 플랫폼인 포털은 객관화된 인기도를 측정 가능하게 했다. 요일ㆍ장르별 순위를 알려주고, 가장 조회 수가 많은 작품 순으로 나열된다.

이러한 지표는 웹툰의 타 장르 전환뿐만 아니라, 그 형식 자체의 진화에도 기여했다. 새로운 플랫폼에 최적화된 ‘전용 웹툰’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태블릿PC용 ‘탭툰’과 스마트폰용 ‘스마툰’ 등이 그 예. 여기에 PR만화라고 볼 수 있는 ‘브랜드툰’도 나왔다.

웹툰의 인기를 등에 업고 광고와 마케팅에도 활용되고 있어, 포털에 20페이지를 연재해도 한 달에 100만~150만원밖에 받지 못하는 웹툰 작가들에겐 새로운 수입원 역할을 하고 있다. 헤이본ㆍ신의철 등이 전문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렇게 10~40대를 아우르는 대표 문화 콘텐츠로 성장한 웹툰에 대해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의 한 원인으로 지목하며, 23개 작품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했다.

한창완 교수는 이에 대해 “웹툰이 인터넷 시대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 콘텐츠로 성장한 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 정도 인식범위에 머물러 있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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