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 들어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새 얼굴 중에서도 ‘여풍(女風)’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지난주 발표한 가온차트 디지털 종합차트를 살펴보면 신인 여가수 에일리(본명 이예진·사진)의 데뷔곡 ‘헤븐’은 인기 아이돌 그룹인 빅뱅과 미쓰에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F.T아일랜드나 다비치, 세븐 등 쟁쟁한 선배 가수보다 음반 매출액도 앞선다.
지난 1월 ‘예쁜게 다니’로 두 번째 싱글을 선보인 살찐고양이(본명 김소영)도 앨범 공개 직후 상위 20위권에 진입해 두 달 가까이 상위권에 오르는 등 예상 외 선전을 거듭했다.
두 가수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도 아닐 뿐더러 이전 다른 활동이나 경력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대형기획사에서 내놓은 ‘기획형 아이돌’도 아니다.
특히 에일리의 등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찾아보기 힘든 ‘대형 신인 여가수’의 탄생이 예상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재미동포 3세인 에일리는 18세에 미국 NBC의 유명 토크쇼 ‘머레이쇼’에 출연해 눈길을 끈 적이 있고, 데뷔 전 유튜브에서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꽤나 유명세를 탔던 인물이다. 여기에 KBS 미니시리즈 ‘드림하이2’ 출연 등으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시험 중이다. 요란한 사전홍보 없이도 가창력과 외모, 여기에 다재다능한 끼가 단번에 가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섹시아이콘, 국민여동생 등의 캐릭터로 가요계에서 신데렐라로 급부상한 아이비나 손담비, 혹은 아이유의 등장과는 조금 다른 경우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마치 10여년 전 신성이었던 보아와 견주어볼 만하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에일리의 미래가 기대된다.
가온차트 팀장/dheeh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