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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촌에 ‘독수리 수비대’가 떴다?…연세대 학생자치순찰대 ‘이글가드’ 체험 르포
때이른 봄 비가 내렸던 지난 5일 저녁.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실에 ‘독수리 수비대’가 나타났다. 갑옷을 방불케 하는 검은색 보호장구를 입고 점퍼를 걸쳐 입은 이들은 바로 연세대 학생자치순찰대 ‘이글가드(Eagle Guard)’ 학생들. 지난 2일 창단식을 연 이후 첫 순찰활동을 앞두고 학생들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양 손에는 무전기와 야간 안전 지시봉을 쥐고 비가 내리는 캠퍼스로 발을 내딛는 이들의 모습에선 진지함이 묻어났다.



이글가드는 단순한 학생순찰대가 아니다. 태권도 및 합기도 유단자부터 복싱, 이종격투기 선수까지 나름의 무예를 겸비한 학생들로 몇차례의 면접을 통과한 자율 순찰대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로부터 받은 호신술 교육까지 받았다.



23명의 학생들로 이뤄진 이글가드는 매주 1회 저녁 9시부터 새벽2시까지 두개 조(2인 1조)로 나뉘어 연세대 캠퍼스 내부 및 캠퍼스 밖 주택가 등 학교 인근을 순찰한다. 각조는 20분마다 일지를 작성하며 순찰 상황을 정리한다.



5일 기자가 동행한 첫 순찰은 때마침 내린 비로 녹록치 않은 일정이었다. 학교 건물부터 캠퍼스 구석에 있는 기숙사까지 꼼꼼히 돌며 혹시 모를 사고 등을 예방하는 활동이 진행됐다. 이글가드의 활동을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단연 여학생들이었다.



기숙사 인근에서 만난 김지혜(연세대 행정학과 4학년)씨는 “밤마다 기숙사를 오갈 때 불안함을 느끼곤 했었다”며 “든든한 학우들로 구성된 이글가드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앞으로 그간 느꼈던 불안감이 많이 해소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실 캠퍼스를 둘러싸고 이제껏 크고 작은 사고가 적지 않았다. 기숙사 부근 도로 등 교내 우범지역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도 많았다. 성폭행 사건도 있었고 일명 퍽치기 사건도 있었다. 외부인이 캠퍼스 내부에 들어와 만취 상태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학생들의 의견이 이어지자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 해 총학선거 당시 학교자치순찰대를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글가드의 탄생 배경이다. 



우혜미(연세대 음대 4학년) 이글가드 단장은 “기획부터 조직구성까지 지난 몇 달 동안 꼼꼼하게 챙기고 계획했다”며 “우리의 순찰 목적은 예방이다. 이글가드의 존재와 순찰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범죄 예방 효과가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글가드 대원들은 한 학기에 70만원 상당의 근로장학금을 받는다. 일주일에 1회씩 새벽 늦게까지 총 17주를 활동해야하는 의무사항이 뒤따른다. 한 학기 이상 활동해야 한다. 무단결석 2회시 자동으로 대원자격이 박탈된다. 무엇보다 책임감과 성실함이 필수다.



우 단장은 “주어지는 혜택이 사라진다 해도 남아있을 대원들만 뽑았다고 자부한다. 학생들의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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