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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는 것과 쓰는 것 가까워…청취자 책읽는 계기됐으면”
EBS ‘라디오연재소설’서 ‘태연한…’ 선보인 은희경
“사실 EBS와는 안 어울리는 소설이에요. 전혀 교육적이지 않거든요. 좀 야한 내용도 있어요.”

소설가 은희경(53ㆍ사진)은 유머러스했다. 지난 3일 서울 도곡동 EBS 스페이스홀에서 열린 EBS 새 프로그램 ‘라디오 연재소설’의 방송 기념행사에서 방영찬 PD가 “이 프로그램은 방송 심의를 받지 않는다”고 하자 “그럼 내용 수위를 좀 더 높여볼까요”라고 응수해 방청석을 웃겼다. 와인색 스타킹과 같은 색의 에나멜 구두, 진홍색 매니큐어. 행사에 앞서 기자와 만난 은 작가의 차림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 나이에 으레 기대되는 옷차림으로선 파격이다.

은 작가의 미발표작으로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먼저 선보이는 ‘태연한 인생’은 이렇듯 고정관념을 바꾸고자 해서 쓴 것이다. 은 작가는 “(소설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고와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기 존재에 더 가깝게 해주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불편하고 괴상한 소설”이라고 정의했다.

라디오 연재에 선뜻 응한 것도 ‘책을 읽어주는 라디오’란 발상의 신선함 때문이었다. 그는 “많은 작가가 글을 쓴 걸 소리내 읽어 본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은 가깝다”면서 “밤새 영화 보는 것처럼 밤새 장편소설을 읽는 자리를 마련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청취자의 반응은 아직 적극적이진 않다. 청취자들이 어학교육이 아닌 낭독 프로그램과 친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그는 “책은 자기 상상력이 들어가니까 눈으로 읽는 게 맞고, 이런 기획이 책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책을 읽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청취자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그런 붐이 일어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소설은 매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EBS FM(104.5㎒)에서 이달 말까지 오디션을 통과해 선발된 일반 북내레이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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