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이들 두 대기업과 거래하는 납품업체의 주가도 함께 올랐다. 하지만 납품업체의 실적은 되레 악화된 곳이 많아다. 특히 납품업체 ‘쥐어짜기’는 삼성전자보다 애플이 더 심했는데,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납품사 주가가 애플 납품사 주가를 앞섰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작년 8월 저점 70만9000원에서 8일 118만원까지 66% 뛰어오르는 동안 삼성전자의 국내 17개 납품 상장사의 주가는 평균 51% 상승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태양기전의 주가는 143.9%, 연성회로기판(FPCB)을 납품하는 플렉스컴은 143.72%, 회로기판(PCB)을 납품하는 코리아써키트는 141.85% 각각 폭등해 삼성전자의 2배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 납품업체 중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0.15%를 기록한 일진머티리얼즈 뿐이다.
같은 기간에 애플의 주가는 49% 뛰었고, 애플의 국내 6개 납품 상장사의 주가는평균 48% 올랐다. 애플 납품업체 중 주가가 가장 많이 뛴 업체는 실리콘웍스로 98.83% 폭등해 애플의 2배 넘게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모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10개 납품 상장사의 주가는 평균39% 올랐다.
한편 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결과 삼성전자와 애플 공통 납품회사 9곳 중 6곳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거나 적자 전환했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6개 업체 중 5곳도 이와 같았다. 반면에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회사는 13곳 중 5곳만 영업이익만 줄었고 적자 전환은 없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